여드레 주일

요 20:26-29

   사도행전 1:3절 말씀입니다. “그가 고난받으신 후에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 계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40일 동안 이 땅에 계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 그 40일은 무슨 의미였을까요?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왜 40일이 더 필요하셨던 것일까요? 혹시 끝내지 못했던 일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까? 아니면 예수님을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았던 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그 40일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아니면 40일 후에 성령이 오시기로 했는데 바통 터치를 위해서 오순절 때까지 예수님이 기다려야만 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흩어진 제자들로 인해 와해된 조직을 다시 세우기 위해서 그 40일이 필요했던 것일까요? 대답은 모두 아니었습니다.

   사도행전 1:3절에는 그 이유가 분명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가 고난받으신 후에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 계심을 나타내사”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 중에서 ‘부활에 관한 확실한 많은 증거를 보이기 위해서.’라는 답이 있었습니다. 그 말씀 중에서 ‘확실한’이란 단어가 눈에 크게 들어옵니다. '확실한'을 영어 성경 NIV(New International Version)는 ‘convicing’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설득력 있는’이란 뜻입니다. KJV(King James Version)는 ‘infallible’라고 번역했습니다. “절대 틀릴 수 없는, 절대 확실한”이란 뜻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이 땅에 계셨던 이유는 그처럼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절대 확신]을 주기 위함이었고, 또 다른 이유는 하나님 나라의 일을 더 확실하게 말씀하시기 위해서였습니다. 부활은 영원한 생명을 의미합니다. 즉 부활은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는 것을 보여 준 증거였습니다. 예수님은 그 하나님의 나라로부터 오셨고, 부활하시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시는 분이셨습니다. 그러므로 부활하신 이후 40일은 예수님 자신을 위해서 필요했던 40일이 아니라, 부활의 확신을 갖기 위해서 제자들에게 필요했던 40일이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확신이 제자들에게는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제자들 중에 도마는 예수님의 못 자국난 손을 직접 만져보고, 창 자국 난 옆구리에 자신의 손을 직접 넣어 보기 전에는 예수님의 부활을 믿을 수 없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8일째 되는 날, 도마에게 나타나셔서 못 자국 난 손을 친히 보여주셨고, 그의 손을 예수님의 옆구리에 넣어 보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때 서야 도마는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도마가 부활에 대한 [절대 확신]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성경에서 ‘40’이란 숫자는 많은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노아 시대에 인류를 심판하기 위해서 40일 동안 주야로 비가 내렸습니다. 모세는 40일 동안 시내산에서 금식했습니다. 모세가 보냈던 열두 명은 40일 동안 가나안을 정탐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에서 40년 있었고, 그 광야 생활을 기록했던 출애굽기도 40장으로 되어 있었고, 모세의 생애는 40년, 40년, 40년으로 구분되어 있었습니다. 블레셋의 적장 골리앗이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40일 동안 모독하자, 목동 다윗이 나아가 그의 목을 쳤습니다. 선지자 엘리야도 40일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예수님도 광야에서 40일 금식기도를 하셨습니다. 그처럼 성경에서 ‘40’이란 숫자는 중대한 일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그 ‘40’은 심판의 기간이기도 했고, 시험의 기간이기도 했고, 연단의 기간이기도 했고, 자신을 비우는 기간이기도 했고, 정결케 되는 거룩한 기간이기도 했고, 자신을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통점은 그 40일 혹은 40년이란 긴 시간을 믿음으로 잘 견디고, 그 연단을 통과한 이들에게는 하나님께서 큰 축복과 승리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도 ‘40’이란 숫자로 시작해서 ‘40’이란 숫자로 끝났습니다. 즉 40일 금식기도로 공생애를 시작하셨고,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하심으로 공생애를 끝내셨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부활하신 후에 지상에 계셨던 그 40일은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절대 확신]을 주고, 하나님 나라에 향한 [분명한 소망]을 주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던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낙심하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엠마오의 두 제자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들과 동행하면서 말씀하셨고, 저녁을 먹을 때는 친히 떡을 떼어 주셨습니다. 그때 두 사람은 그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체하지 않고 일어나 돌아서서 예루살렘을 향해 뛰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수 부활!” 그 엄청난 사실을 모르고 자기들처럼 낙심하고 있을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활에 대한 [절대 확신]은 그처럼 낙심했던 일반 사람들까지 놀랍게 변화시켰던 것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하셨던 것은 단순한 재회가 아니었습니다. 제자들에게 부활에 대한 확실한 증거, 절대적인 확신, 하나님 나라를 향한 분명한 소망을 심어주기 위한 기간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도마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부활을 의심했던 그가 변했습니다. 그가 체험했던 부활을 다시 한번 뜨거운 가슴으로 읽어보겠습니다.

“여드레를 지나서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있을 때에 도마도 함께 있고 문들이 닫혔는데 예수께서 오사 가운데 서서 이르시되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 하시고 도마에게 이르시되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도마가 대답하여 이르되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아멘.

   이 말씀을 읽고 나면 부활에 대한 또 다른 증거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막달라 마리아도 제자들에게 와서 외쳤습니다. 그녀의 증언은 매우 짧았지만, 그녀의 말 속에도 절대 바뀔 수 없는 사실이 있었습니다. “내가 주를 보았습니다.” (요20:18) 아멘!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처럼 많은 사람들에 의해 확인되었습니다. 그처럼 부활은 부인할 수 없는 분명하고 확실한(infallible) 역사적 사실이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의 첫 번째 단어는 “여드레”였습니다. 그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뭉클했었습니다. 예수님이 도마에게 나타나셨을 때가 부활하신 후 ‘여드레’ 되는 날이었다고 한 것입니다. [여드레]. 팔 일이 되는 날, 즉 부활하시고 1주일이 지난 날이었습니다. 지난 주에 우리는 부활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1주일이 지난 [여드레]가 되는 날입니다. 도마의 의심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던 부활에 대한 그 [절대 확신]이 우리에게도 충만히 임하는 그 축복의 [여드레 주일]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