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려하지 마라.

눅 12:22-31

예수님 당시 대중의 뜨거운 관심은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였습니다. 먹는 것은 맛의 문제이고, 입는 것은 멋의 문제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문제를 거론하셨던 것은 당시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입는 일에 도가 지나칠 정도로 강한 집착력을 갖고 살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단호히 말씀하셨습니다. 눅12:28절입니다. “믿음이 작은 자들아,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구하지 말며, 근심하지도 말라.” 염려는 믿음이 작아졌을 때 생기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그런 염려에 빠지지 않기를 원하셨습니다. 염려보다는 믿음에 더 확신을 갖고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서 설명하셨습니다.

첫 번째 예는 까마귀였습니다. 까마귀는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쌓아 두지도 않지만, 하나님이 그 까마귀를 굶게 하신 적이 없으셨다고 하셨습니다. 두 번째 예는 백합화였습니다. 실도 만들지 않고, 옷감도 짜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솔로몬이 입은 옷보다 더 아름답게 입혀주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너희는 그 새보다, 그 꽃보다 더 귀한 존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으로부터 그런 달콤한 사랑의 고백까지 받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아시는 하나님이 계시니, 그 하나님을 믿고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 것을 구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눅12:30)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구하는 것이 그들과는 확연히 달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눅12:31)라고 하셨고, 마태복음 6:33절은 “그러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먼저”라는 그 원칙을 무시하고, 세상 사람들처럼 “먼저” 먹을 것, 마실 것, 입을 것을 구한다면 믿음이 없는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가장 작은 일도 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른 일들을 염려하느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눅 12:25-26) 이 말씀 중에 ‘한 자’를 한글 성경은 약 30cm에 해당하는 ‘한 자(尺)’로 번역했고, 영어 성경 New International Version(NIV)은 ‘한 시간(a single hour)’으로 번역했고, King James Version(KJV)은 ‘한 규빗(one cubit: 약 50cm)’으로 번역했습니다. 예수님의 핵심은 염려와 걱정과 근심은 우리가 기대했던 그 어떤 것도 해주지 못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염려함으로 키를 한 자(尺)도 키우지 못하고, 한 규빗(cubit)도 늘리지 못하고, 한 시간(a single hour)의 생명 연장도 해주지 못한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 작은(very little thing) 것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더 큰 문제들(the rest)을 붙잡고 염려한다고 과연 무엇이 달라지겠느냐고 하신 것입니다. 염려는 그처럼 무익하고, 염려는 우리를 더 큰 좌절에 빠지게 합니다.

염려에 대한 누가복음의 말씀은 여기에서 끝이 나지만, 마태복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절묘한 해답을 내놓고 말씀을 마칩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라고 하셨습니다. (마6:34) 그것이 예수님의 최종 결론이었습니다. 첫째, 염려하지 말라. 둘째, 내일(tomorrow) 일은 네가 하지 말고, 내일(tomorrow)이 그 내일을 염려하도록 하라. 셋째, 하나님은 너희에게 그날 감당할 괴로움만 주실 것이다. 아멘!

이 말씀이 우리에게 [믿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수님께서 ‘염려’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길게 여러 예화까지 넣어서 말씀하셨던 것은 ‘염려’가 제자들이 나아가는 길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복음과 함께 그들이 겪게 될 괴로움과 고난과 순교를 주님은 이미 보고 계셨습니다. 고난의 쓰나미가 밀려와도 그 파도에 부딪혀 박살이 나는 제자들의 삶이 아니라, 그 거친 쓰나미를 타고 올라가 더 큰 대양으로 나아가는 제자들이 되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염려와 괴로움은 신발 한 짝처럼 같이 갑니다. 괴로움이 있으면 염려하게 되고, 그 괴로움이 두려워지면 더 염려하게 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 어떤 고난이 와도 그 괴로움 앞에서 제자들이 초연할 수 있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아도, 먹고 싶은 것을 다 먹지 못해도, 입고 싶은 것을 다 입지 못해도, 누리고 싶은 것을 다 누리지 못해도 그 나라와 의를 구하며 나아가는 초연한 제자들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염려하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을 예수님께서 하라고 하셨겠습니까? 예수님의 말씀은 간단했습니다. 아프면 아픈 데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아프면 내일은 정말 죽겠구나 하면서 내일 벌어질 일을 미리 염려하면서 살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일이 안 풀리면 안 풀리는 데로 가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일이 안 풀리면 내일은 파산하겠구나 하면서 오늘 저녁 밥상 위에 내일의 염려를 올려놓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면 아픈 데로, 안되면 안되는 데로, 막히면 막힌 대로 있으라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다 아시는 하나님을 믿고 조용히 있으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것이 [초연함]입니다. 초연함은 자포자기가 아닙니다. 초연함은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멍하게 있으라는 뜻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세상 사람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비밀이 숨겨져 있습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염려하지 말라.” (마6:34) 예수님의 이 말씀은 초현실적인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가 그 말씀대로 살 수 있겠느냐고 할 것입니다. 그 말씀과 현실은 분명히 다르다고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성(理性)은 그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성은 그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이성에게 우리의 순종을 헌납하지 않습니다.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은 먼지가 나도록 털어내 버려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복종을 믿음에 드려야 합니다. 믿음은 항상 초현실적인 일을 현실이 되게 합니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은 사막에서도 길을 만드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이미 죽은 육체에도 생명을 불어넣어 일어나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예수님은 떡 몇 개로 수천 명을 배불리 먹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초현실적인 일이 내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현실이 되게 하십니다. 그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염려하지 말라.” 그 주님의 말씀은 그냥 ‘말’이 아닙니다. 그 말씀은 [약속]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약속을 주셨고, 예수님은 그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그 주님을 믿습니다. 그 분의 약속도 믿고, 그 분의 능력도 믿습니다.

선택하십시오. “내일은 오늘보다 더 괴롭고, 더 큰 불행한 날이 될거야.”라는 말을 믿을 것입니까? 아니면, “너희는 이 새보다 귀하고, 이 백합화보다 귀하지 않느냐?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너에게 있어야 할 것을 다 아시는 아버지께서 너에게 필요한 것을 더하여 주시리라.”하신 그 약속을 믿을 것입니까? 주님의 약속을 믿으십시오. 주님께서 염려하지 말라 하셨으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염려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지 못하게 하고, 염려는 하나님의 의를 실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경계해야 할 대상 중 하나로 염려를 넣으셨던 것입니다. 염려는 우리의 키를 한 자(尺)도 늘리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믿습니다.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그 날 감당할 수 있는 괴로움만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믿습니다. 우리가 감당할 수 없다면 피할 길을 열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그것도 믿습니다. 그러므로 그 하나님을 믿고 가십시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요한복음 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