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뽑아라.

막 7:24-30

 

    예수님께로 나아와 귀신들린 딸을 고쳐달라고 애원했던 한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마태복음 15장과 마가복음 7장에 기록되었습니다. 두 기록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마태복음은 그 어머니가 가나안 여인이었다고 소개했고, 마가복음은 그리스 여인이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마태복음은 예수님이 그 여인을 만났던 장소가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었고, 마가복음은 한 가정집이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결국 딸이 고침을 받았는데 그 기적을 이끌어냈던 원인이 마태복음은 어머니의 [믿음] 때문이었다고 했고, 마가복음은 어머니의 [말] 때문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 이해를 가지고 오늘 주신 말씀 안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두 기록 중에서 마가복음의 기록을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었던 곳은 두로(Tyre)였습니다. 두로는 갈릴리에서 북서쪽으로 한참 올라가면 지중해 해안에 길게 누워있는 항구 도시였습니다. 두로는 오래 전부터 유대 땅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두로 주변을 통칭해서 가나안 땅이라고 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 역시 가나안 사람이라고 불렀습니다. 두로는 국제 항구 도시였기 때문에 그리스 출신이었던 그 어머니가 오래 전부터 두로에 정착해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마태복음을 받았던 수신자는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관점에서 두로는 가나안 땅이었기 때문에 마태복음은 그 여인을 가나안 사람이라고 기록했던 것입니다. 마가복음을 받았던 수신자는 로마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의 관점에서 마가복음은 그 여인을 수로보니게 족속에 속하는 그리스 출신의 이방인 여인이었다고 기록했던 것입니다. 결국 두 여인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갈릴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말씀을 전하시다가 갑자기 두로(Tyre)로 가셨습니다. 여기서부터 저는 오늘 본문의 내용을 조금 각색해 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갑자기 두로로 올라가셨던 이유는 그곳에서 한 여인과 한판 큰 승부를 겨루기 위해서였습니다. 예수님은 두로에 도착하자마자 한 집으로 들어가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있으면서 마치 큰 결전을 앞둔 선수처럼 숨고르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판 붙을 그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이 당당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예수님의 발 앞에 엎드렸습니다. 예수님의 실력을 알아차렸는지 싸워보지도 않고 백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마치 확인 사살이라도 하듯이 백기를 들었던 여인을 짓밟았습니다.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 외에는 다른 데로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노라.” 그녀는 흐느끼면서 말했습니다. “주여, 저를 도와주소서. 딸 아이가 귀신에 들렸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더 차가운 음성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예수님은 사람들 앞에서 한 사람의 인격을 그처럼 개 취급해 버렸습니다. 참으로 끔찍한 말이었습니다. 그 말은 그녀의 가슴을 후벼 팠습니다. 옆에 있던 유대인들은 입가에 미소를 듬뿍 머금고 “옳소!”라고 했습니다. 유대인 출신 예수님과 “옳소!”라고 응원했던 유대인들의 비아냥거림을 알아차렸던 것일까요? 그 여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옳습니다. 저는 개 같은 천한 이방인입니다. 그러나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 개들도 아이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를 먹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신 예수님은 그녀와의 말 싸움에서 완패했음을 인정하시고, 그녀의 팔을 높이 들어주셨습니다.

    오늘 본문은 귀신들려 고통을 받고 있었던 딸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딸을 살리기 위해서 자존심을 다 버렸던 헌신적인 어머니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오늘 본문의 초점은 예수님의 끔찍한 말에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더 강한 말로 예수님을 밀어붙여 예수님을 이긴 한 여인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은 그녀의 승리 요인을 [말]때문이었다고 기록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막 7:29)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으셨습니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면 그대로 되었을 것이다.” (눅 17:6)라고 하셨습니다. 또 말씀하시기를 “만일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 이 산더러 ‘들려 바다에 던져지라.’하면 그대로 되었을 것이다.”(마 21:21)라고 하셨습니다. 이 두 말씀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말] 한 마디에 뽕나무가 바다에 심겨지고, [말] 한 마디에 산이 바다로 던져진다는 것입니다. 말에 놀라운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사탄은 참으로 교활합니다. 사탄은 [믿음]과 [말]에는 같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교활한 사탄은 우리에게 있는 믿음은 가만히 놔두고, 말의 능력은 송두리째 뽑으려고 합니다. 사탄은 예수님을 믿는다는 믿음은 그냥 놔줍니다. 사람들에게 “나는 기독교인입니다.”라고 고백하는 것도 그냥 놔줍니다. 매주 교회에 나가서 예배를 드리는 것도 그냥 놔줍니다. 그런데 능력이 되는 말은 모두 뽑아서 가지고 가고, 쓸모 없는 말들만 남겨놓고 떠납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찬송을 부르고, 기도를 했던 그 입술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온갖 더러운 말, 부정적인 말, 세속적인 말을 쏟아내게 만듭니다. “너는 어쩌면 니 아빠의 못된 것만 닮았니! 정말 내가 못 살아.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우리 다 함께 죽자! 아이~ 신경질 나. 도대체 되는 일이 없어. 인생 참 더럽다. 예수 믿으면 축복받는다고 하더니 이게 뭐야. 지금 와서 기도하면 뭐해. 이미 다 끝난 일인데.” 등등. 등등등.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경은 말씀합니다.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 (갈 6:7) 말한대로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기억하십시오. 잊지 마십시오. [믿음]과 [말]은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다면 믿음의 말을 하라."고 하셨습니다. "뽕나무야, 바다에 심겨져라. 태산아, 바다로 던져져라."라고 말하면 그대로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믿음에도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고, 말에도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여러분에게 있다면, 능력이 되는 말만 하고 사십시오. 더럽고, 추악하고, 부정적이고, 불만이 넘치는 말은 여러분의 입에서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마십시오. 여러분에게 주신 “말의 능력”을 사탄에게 절대로 빼앗기지 마십시오. 사탄에게 속지 마십시오. 좋은 말, 예쁜 말, 지혜로운 말, 긍정적인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안 믿는 세상 사람도 할 수 있습니다. 크리스천에게는 뽕나무를 뽑고, 산을 뽑을 수 있는 [능력의 말]이 하나님의 선물로 주어져 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그 어머니에게 하셨던 말씀을 읽고 또 읽으면서 그 말씀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묵상하십시오. “이 [말]을 하였으니 돌아가라. 귀신이 네 딸에게서 나갔느니라.” 여러분의 말 한 마디가 여러분의 삶을 바꿉니다. 믿음으로 선포하는 여러분의 말 한 마디가 산을 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