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입니다.

마 25:14-30

 

    마태복음 24장과 25장은 분명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 장에 담긴 내용은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24장과 25장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손에 넘겨져 멸시와 고난을 받으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주신 말씀들인데 장엄한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24장은 말세에 일어날 여러 징조들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25장은 그 다음에 이어서 따라오는 징조들인데, 예수님은 그 최후의 징조들을 세 가지 비유로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열 처녀 비유, 달란트 비유, 양과 염소의 비유가 그것들입니다. 24장과 25장에서 언급된 그 마지막 징조들을 묶어서 최후의 시간대 위에 한 줄로 나란히 올려놓고 보면 마지막 최후의 모습들이 우리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게 됩니다.

    마태복음 24장에는 7년 대 환란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마태복음 25장으로 넘어가면, 첫 번째 열 처녀 비유가 나오는데 그것은 대환란 끝에서 들림을 받는 성도들(지혜로운 처녀)과 버림을 받는 불신자(미련한 처녀)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달란트 비유는 사명을 받은 종들이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이 한 일을 가지고 회계를 받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 양과 염소의 비유는 최후의 심판 모습이 그러져 있습니다. 그처럼 마태복음 24장과 25장은 마지막 날에 있을 징조로 시작해서 최후의 백보좌 심판까지 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수님은 한 편의 영화처럼 비유를 통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24장과 25장의 말씀들은 불신자들에게는 경고의 메시지였지만, 믿는 이들에게는 믿음을 더욱 굳게 붙잡고 가라는 격려의 메시지였습니다. 그 격려의 메시지 중에서 달란트 비유를 보려고 합니다. 특별히 마지막 종 즉, 한 달란트를 받았던 종을 주목해 보려고 합니다. 그는 주인에게 책망을 받았습니다. 그때 그가 늘어놓은 변명을 보겠습니다.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을 내가 알았으므로, (마 25:24)”라고 했습니다. 그의 변명이 귀에 쏙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 않는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은 분.” 도대체 그는 주인에 대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그가 말합니다. “첫째,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주인님이 너무 무서운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둘째, 주인님은 원악 능력이 많으신 분이라 내가 무엇을 하지 않아도 (심지 않아도) 주인님은 원하시는 것을 무엇이든지 다 만들 수 있는 (모으는)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은 틀린 생각이었습니다. 그의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증거가 있습니다. 16절입니다.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라고 했습니다. 그 말씀 가운데 "바로"라는 단어가 눈에 크게 들어옵니다. 헬라어 원어로는 “유세오스(ε?θ?ω?)”입니다. “즉시”라는 뜻입니다. 즉 주인이 종들에게 달란트들을 줬을 때 그것을 잘 보관하고 있으라고 준 것이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무엇인가를 해보라고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섯 달란트 받은 종과 두 달란트 받은 종은 “즉시(ε?θ?ω?)” 행동에 옮겼던 것입니다. 그러나 한 달란트 받은 종은 “즉시(ε?θ?ω?)” 땅에 묻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주인의 지시에 순종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자신의 생각대로 했다는 뜻입니다.

    왜 그랬을까? 혹시 섭섭함 때문은 아니었을까 저 혼자 상상해 보았습니다. “왜 나에게는 한 달란트만 주는 거야? 내 가치가 그것 밖에 되지 않는다는 거야? 그렇다면 이것은 분명 인간 차별이야.” 등등. 그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가 그의 달란트를 땅에 묻었던 행동은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가 집중했어야만 했던 일은 주신 한 달란트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해서 주인이 돌아왔을 때 좋은 평가와 칭찬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주인이 다른 종들에게는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주고, 자신에게는 한 달란트만을 준 것만을 생각하면서 자신은 이미 저평가를 받았다고 결론을 내렸던 것입니다. 노력을 해도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 받은 친구들을 따라 잡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것은 주인의 의도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잘못된 생각이었고, 오해였고, 착각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비유는 여기에서 일단 정리하고, 우리의 눈을 예수님의 열 두 제자들 쪽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제자들은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마지막 시대에 있을 여러 징조들에 관한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대로 달란트 비유는 사업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명 이야기입니다. 주인 즉 하나님은 그의 종들에게 주셨던 사명들에 대해서 마지막 날에 칭찬과 징계를 위한 회계를 하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듣고 있었던 열 두 제자들 중에는 그 비유 속에 있었던 한 달란트 받았던 종이 이미 실제로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감추고 말씀을 듣고 있었습니다. 바로 가롯 유다입니다. 그는 ‘사도’라는 부르심을 받은 종이 되었지만, 그 사명을 땅에 묻고, 예수님을 배신하는 악한 종이 되었습니다. 유다가 예수님께 입을 맞추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원악 능력이 많으신 분이라 나 같은 놈 하나가 배신을 한다고 해도 선생님은 결국 하시고자 하시는 모든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그처럼 가롯 유다는 한 달란트 받았던 그 악한 종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비유 속에 있는 주인의 판정은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마 25:30) 였고, 실제 주인공 가롯 유다에게 내린 주님의 판정은 “인자를 파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으리로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아니하였더라면 그에게 좋을 뻔하였느니라.” (마 26:24) 였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그 분의 종이 되었다면, 우리에게는 반드시 [사명]이 주어져 있습니다. [사명] 누구에게는 가슴을 뛰게 하는 단어이고, 누구에는 너무 무거운 단어가 되기도 합니다. 사명을 무게로 따진다면, 한 달란트, 두 달란트, 다섯 달란트 중에서 가장 무거운 사명은 어떤 것일까요? 다섯 달란트 받은 사명일까요? 아닙니다. 한 달란트 사명, 두 달란트 사명, 다섯 달란트 사명, 모두 동일한 무게였습니다. 주인이 다섯 달란트 받았던 종을 칭찬하실 때 하셨던 말씁입니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21절)” 두 달란트를 받았던 종을 칭찬하실 때 하셨던 말씀입니다.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예할지어다.(23절)” 차이가 있습니까? 없습니다. 동일했습니다. 주인에게는 다섯 달란트도 ‘적은 일’이었고, 두 달란트도 ‘적은 일’이었습니다. 한 달란트 받았던 종이 수고해서 한 달란트를 남겼다면 그도 동일한 칭찬을 받았을 것입니다. 5,000명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님이나, 50명 교회를 목회하는 목사님이나 그 분들에게 주어진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한다면 하나님께서는 모두 똑같은 종일뿐입니다.

    정리합니다. 가끔 이런 말을 듣습니다. “지금은 할 수 없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제가 성공하면 그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까지 합해서 다 하겠습니다. 더 하겠습니다.” 그 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내일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눅 12:20) 예수님은 “오늘”이 그의 마지막 날이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내일이 아니라 지금이 중요합니다. 내일 큰 일을 하려고 하지 마십시오. 오늘 적은 일에 충실하십시오. 거리를 걷다가 목마른 이를 만나면 그에게 물 한 잔을 주십시오. 헐벗은 이를 보면 입고 있던 옷을 벗어서 주십시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핵심은 “지금”입니다. 사명은 “내일 하는 일”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입니다. 우리 가운데서 가롯 유다처럼 사명을 땅에 묻는 미련하고, 무익하고, 악한 종이 나와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체포되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주셨던 마태복음 24장과 25장의 핵심은 “말세지말에 사는 종들은 들으라. 지혜로운 처녀들처럼 항상 깨어 있어라.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받은 종들처럼 주신 사명에 충성하라. 하나님 앞에서 섰을 때 양이 되어 천국에서 영생하도록 살아라.”였습니다. 그 말씀대로 사는 것이 우리의 사명입니다.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이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내일이 아닙니다.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