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이 있다.

롬 8:18

    요셉이 누명을 쓰고 경호 대장 보디발의 집에 있는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두 명의 죄수가 요셉이 있던 감방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왕의 신하들이었습니다. 보디발은 요셉에게 그들을 섬기라고 명령했습니다. 같은 죄수임에도 직급이 달랐습니다. 요셉의 기구한 운명이 감옥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요셉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아니 그가 얼마나 자유의 몸이 되고 싶었으면 한 신하에게 “당신은 곧 석방될 것입니다. 그때 나를 꼭 기억해 주십시오”라고 했겠습니까? 요셉의 해몽대로 그는 석방되었지만, 그는 요셉을 깨끗이 잊었습니다. 요셉에게 있던 한 줄기 빛이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꺼졌던 그 불씨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왕궁에서 요셉을 불렀습니다. 요셉은 왕 앞에 서게 되었고, 결국 국무총리가 되었습니다.

    요셉의 인생 역전을 보면서 저는 “안 되는 것도 답이다.”라는 결론을 갖게 되었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이 석방되자마자 요셉을 감옥에서 꺼내줬다면 요셉은 어디로 갔을까요? 그의 고향으로 돌아갔을까요? 그것은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때 풀려놨다면 요셉은 결코 애굽의 바로 앞으로 이끌림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요셉이 국무총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요셉이 원했던 대로 되지 않았던 것에 있었습니다.

    우리를 단단히 붙잡고 있는 단어가 있습니다. “스트레스”입니다. 왜 스트레스를 받습니까?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불쾌한 일들이라도 우리 앞을 그냥 지나가도록 관용을 베풀어야 합니다. 내가 원했던 것을 갖지 못한 것은 [다른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 다른 것이란 [더 좋은 것]을 말합니다. 그것을 믿고 살아가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아도 초조해하거나 분노하지 않게 됩니다. “폭풍은 한곳에 머물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픔도, 상처도 폭풍처럼 지나갈 것입니다. 아니 지나가도록 내줘야 합니다. 그 폭풍 뒤에 다른 것, 더 좋은 것이 오기 때문입니다.

    네덜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가 있습니다.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입니다. 그는 미술에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해서 20대 나이에 당대 최고의 화가가 되었습니다. 명성과 부귀를 한꺼번에 얻었던 그는 원하는 것 모든 것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술과 여자가 넘쳐나는 방탕한 삶까지 말입니다. 그는 미친 듯이 사치스럽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그는 파산하고, 알거지가 되었습니다. 거기에 30살 때(1636년) 첫째 아이가 죽었고, 2년 후(1638년)에 둘째 아이가 죽었고, 다시 2년 후(1640년)에 셋째 아이가 죽었고, 다시 2년 후(1642년)에 그의 아내가 죽었습니다. 아내의 죽음은 렘브란트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했습니다. 신실한 신앙인이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렘브란트는 성경과 관련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가 [돌아온 탕자]입니다. 그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남긴 유작(1669년)입니다. 그림 속 아버지는 돌아온 탕자를 두 손으로 끌어안고 있었습니다. 오른쪽에는 거만한 자세로 동생을 째려보고 있는 형이 서 있고, 누더기를 입은 탕자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그의 머리를 아버지 가슴에 묻고 있었습니다. 머리카락이 없는 탕자의 몰골은 참으로 처참했습니다. 렘브란트는 그 그림을 가로 1.8미터, 세로가 2.4미터가 되는 대형 캔버스에 담았습니다. 원작은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Saint Petersburg) 에르미타주(Hermitage)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제가 오래 전에 그 미술관에 갔을 때, 그 원작을 직접 본 적이 있었습니다. 높은 벽에 걸린 대형 캔버스 때문에 제 눈높이에 들어왔던 부분은 탕자의 발바닥이었습니다. 그때 받았던 충격과 감동은 지금까지 생생합니다. 탕자의 왼발은 신발이 벗겨진 채로 묘사되어 있었는데, 그의 발바닥은 마치 유리 조각 위를 걷었던 발처럼 핏자국이 선명한 상처투성이의 발이었습니다. 오른발은 바닥이 찢어진 너덜너덜한 신발을 신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떤 삶을 살다가 돌아왔는지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그 탕자의 모습은 곧 렘브란트 자신이었습니다. 파산하고, 세 자녀와 아내까지 연달아 잃어버린 폭풍이 그에게 없었다면, 우리가 아는 렘브란트는 만날 수 없었고, 그의 작품 [돌아온 탕자]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아픔과 상처가 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내가 원했던 것을 갖지 못했다고 세상 다 산 사람처럼 낙심하고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이 오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내가 원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것을 예비해 놓으셨습니다. 요셉은 무죄 석방을 스스로 탄원했지만, 하나님은 그가 구하지 않았던 국무총리란 면류관을 주셨습니다. 요셉은 그의 노력으로 가석방을 만들려고 사투를 벌였지만, 국무총리는 그의 노력과 상관없이 값없이 주어졌습니다. 우리는 더 좋은 것을 주시는 그 신실하신 하나님을 굳세게 믿고 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크게 외치십시오. “다른 것이 있다. 다른 것이 온다.” 믿음으로 그 말을 외치면 “왜? 하나님.”이 “네, 하나님”이 될 수 있습니다.

    스무 살 때,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임경식씨는 입으로 붓을 물고 그림을 그리는 구필화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기도가 없었다면 그는 좌절과 분노 속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어머니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잘 걷지 못한 장애인이었지만, 15분 거리를 1시간 이상 걸어서 매일 새벽기도회에 나가 아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아들은 자주 “엄마, 더 이상은 못 살겠어. 나 좀 죽여줘. 부탁이야.”라고 했고, 그때마다 엄마는 “엄마가 할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다. 정말 미안해.”라고 했습니다. 사고 10년 만에 임경식씨는 붓을 입에 물었습니다. 그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렸습니다. 그의 그림 중에 [천국 가는 길]을 보고 있으면 천국을 향해 가는 그의 소망이 얼마나 밝게 표현되어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전신마비]라는 장애가 그를 어항 속에 가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기도와 하나님의 평강이 그를 어항 바깥세상으로 나아가 그로하여금 힘차게 헤엄치게 했습니다.

    하나님이 “다른 것이 있다.”하시면, “네, 하나님” 하십시오. 그 말이 내 심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도록 날마다 쿵쿵 다지십시오. 그러면 그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평강을 하나님께서 주실 것입니다. 이사야 26장 3절 말씀입니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의뢰함이니이다.” 아멘!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롬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