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50호 (2012. 3. 20.)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

미얀마 한센선교를 위한 조언

Dr. Tin Shwe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Dr. Tin Shwe는 미국 한센 선교회 (American Leprosy Mission) 미얀마 대표이며, 네널란드 한센 선교회 (ILEP) 미얀마 대표이며, 미얀마 크리스천 한센 선교회 (Myanmar Christian Leprosy Mission) 회장이며, 미얀마 정부 소속 한센병 관리 책임자 (National program manager)이며, 세계보건기구(WHO) 동남아시아 한센병 자문 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침례교 신자인 Dr. Shwe는 미얀마 한센 선교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2년 전 태국에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미얀마 한센 선교에 관심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는데, 그 약속을 지켜주었다.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내준 Dr. Shwe에게 감사를 드리며, 그와 나눈 이야기를 간추려서 보고하려고 한다.

양한갑: 미얀마 한센 선교를 위해서 미얀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교 단체가 있는가?
Dr. Shwe: 영국한센선교(TLM), 미국한센선교회(ALM), 네덜란드한센선교회(ILEP)가 오래 전부터 한센선교를 하고 있고, 그 외 미얀마 크리스천 한센선교회(Myanmar Christian Leprosy Mission)가 있고, 침례교회(Baptist Church)와 형제교회(Brethren Church)에서 부분적으로 한센선교를 하고 있다. 미얀마 불교 단체인 미타안만(Mita Anman)도 한센인들을 돕고 있다.

양한갑: 그들은 어떤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한센선교를 하고 있는가?
Dr. Shwe: 양성 환자들을 위한 병원선교를 하는 단체도 있고, 한센인 자녀들을 후원하는 교육 선교를 하는 단체도 있고,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돼지, 닭, 염소를 지원하는 단체도 있다. 대체적으로 미얀마 정부의 통제 때문에 다양한 프로그램은 할 수가 없다. 여러 단체에서 많은 프로그램들을 하고 있지만, 교회 개척 사역과 같은 기독교 직접 선교는 어려운 형편이다.

양한갑: 양성 한센 환자와 음성 한센인의 실제 숫자는 어떻게 되는가?
Dr. Shwe: 미얀마는 17개 주(State)가 연합해서 이루어진 연방 국가인데, 한센병 발병은 각 주마다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각 주마다 보고 체재가 미약해서 한센인이 몇 명이 되는지는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 그러나 현재 가지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양성 환자는 대략 3,000명이 되고, 치료가 끝난 음성 한센인은 3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30만명 가운데 약 35%가 2급 장애인이 되었다. 대부분 손가락과 발가락 그리고 시력을 잃은 장애인들이 많아 정상적인 삶과 사회 복귀가 어렵다.

양한갑: 한센인들을 위한 미얀마 정부의 정책은 무엇인가?
Dr. Shwe: 한마디로 없다. 부끄럽다. 그들을 위한 복지 정책, 의료 혜택, 생계 지원은 전무하다. 미얀마 한센인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보조를 받지 못한 채 스스로 생존해 간다. 대부분 구걸을 하면서 살아간다. 미얀마 정부가 대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세운 메얀췅(Mayanchung Welfare Center)과 같은 시설에 있는 환자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정부가 그들에게 지급하는 돈은 하루에 50챠트(한화 약 60원)이다. 그 50챠트는 음식 값까지 포함한 지원이다. 그래서 생선이나 고기 없이 한 달 내내 야채 국물로 연명을 하고 있다. 가끔 불교 신자들이 쌀을 기부해서 그나마 하루에 두 끼를 먹고 있다.

양한갑: 메얀췅(Mayanchung)을 다녀왔다. 실제로 말씀하신 것들을 그곳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돕고자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
Dr. Shwe: 오해하지 말고 들어 달라. 먹는 것은 후원하지 말라. 그들은 야채 국물 하나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다. 메얀췅은 군부가 관리하는 시설이다. 모든 후원과 반입이 군부를 통하지 않고는 메얀췅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만약 먹는 것을 후원한다면 메얀췅으로 가기 전에 중간에서 50%는 없어진다고 봐도 된다. 추천하고 싶은 것은 돼지, 닭, 오리, 염소들을 구입해서 후원하는 일이다. 그 수량도 매우 적어야 한다. 수 십 마리를 후원하면 중간에 빼먹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돼지 2마리, 염소 3마리를 기증하면 군부에서도 그 작은 수량은 건들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일단 짐승들이 메얀췅에 들어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때부터는 메얀췅 한센인들이 기증받은 짐승들을 잘 키우면 그것들이 몇 십 마리가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필요한 후원은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 장학금 후원이 필요하다.

양한갑: 메얀췅에 있는 한센인들은 가족이 없다고 들었다. 가족이 있는가?
Dr. Shwe: 가족이 있다. 메얀췅은 군부가 대내외적으로 우리도 한센인들과 같은 환자들을 국가에서 돌보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 [전시용]으로 만들어진 시설이다. 가족이 있는 환자들이었지만, 가족들과 헤어지도록 했고, 그들은 메얀췅에 격리되었다. 그들은 자유가 없는 셈이다. 메얀췅을 수백번 방문해서 환자들을 만나보았지만, 그들의 가장 큰 고통은 굶주림이 아니라 부모로서 자녀들을 돕지 못하는 죄책감이었다. 작은 금액이지만 자녀들을 위한 장학금 후원은 그들에게는 큰 기쁨이 될 것이다.

양한갑: 미얀마에서 한센인들을 위해서 일하는 한국선교사 혹은 한국선교단체가 있는가?
Dr. Shwe: 지금까지 들은 적이 없다.

양한갑: 미얀마에서 한국에 있는 한센인 정착촌과 같은 크리스천 마을을 세울 수 있는가?
Dr. Shwe: 100% 불가능하다. 외국인으로서 메얀췅(Mayanchung)을 방문한 그 자체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아담(Adam)목사가 어떤 루트를 통해서 방문 허가증을 받고 그곳을 다녀왔는지 정말 궁금하다. 미얀마 정부는 말이 될만한 시설들은 절대로 외국인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현재 미얀마에서 선교하고 있는 ALM, ILEP, MCLM 선교회들도 미얀마 정부의 통제 속에서 정부가 허락한 프로그램들만 하고 있다. 한국에 있는 정착촌과 같은 시설은 100%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양한갑: 마지막으로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Dr. Shwe: 미얀마는 통제와 제한이 많은 나라이다. 정부의 강력한 통제 속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것은 미얀마 정부와 함께 가지 않으면 그나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이 된다. 가끔 한국 선교사들이 그런 것을 무시하고 “믿습니다” 선교를 독자적으로 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미얀마는 미얀마다. 미얀마 선교를 하려면 미얀마를 정확히 알고 해야 한다. 한센선교를 하려면 반드시 방문해야 할 두 곳이 있다. 미얀마 남동쪽에 있는 Mawlamyine과 미얀마 북쪽에 있는 Mandalay이다. 두 곳 다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먼 길이다. 그 두 곳은 미얀마에서 가장 많이 한센인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그 두 곳은 외국인들에게는 절대로 공개하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나와 함께 간다는 조건이라면 정부에서 허가증을 발급해 줄 것으로 안다. 미얀마를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 미리 알려주면 준비해서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하겠다. 끝으로 미얀마 한센인들을 위해서 선교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인 형제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가 미얀마에서 한센선교를 시작한다면 현재 한센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영국한센선교회(TLM), 미국한센선교회(ALM), 네덜란드한센선교회(ILEP), 미얀마한센선교회(MCLM)와 함께 연합해서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Dr. Tin Shwe는 언제든지 환영하며 함께 미얀마 한센선교를 감당해 가자고 약속하면서 대화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