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51호 (2012. 3. 20.)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

미얀마 미션 트립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7일 동안의 미얀마 방문을 마치고 마닐라로 돌아갑니다. 미얀마에서 보내드린 선교통신 48호, 49호, 50호를 통해서 보고 드렸듯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고 돌아갑니다. 무엇보다 미얀마 선교에 대한 큰 비전을 품고 돌아갑니다. 50년 동안 미얀마 군부의 철권 통치를 끝내고 2010년부터 민간정부가 나라를 맡았다고 말하지만, 미얀마는 여전히 군부 통치 아래에 있었습니다. 4월 1일에 선거가 있어서 아웅 산 수 치(Aung San Suu Kyi)여사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지만 미얀마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역사의 시계 바늘을 돌릴 수만 있다면 앞쪽으로 수 백 번 돌려놓고 마닐라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미얀마는 여전히 고통의 땅이었습니다.

미얀마는 한국보다 7배가 넓은 나라이며, 17개 주로 되어 있습니다. 외국인 신분으로는 결코 방문할 수 없는 곳이 많습니다. 17개 주 가운데 우리의 기도가 특별히 필요한 주가 있습니다. 북서쪽에 위치한 친(Chin) 주(State)입니다. 100년 전 기독교 선교가 시작되었던 곳입니다. 북한의 평양과 같은 곳입니다. Chin State에 사는 99%가 크리스천입니다. 그래서 미얀마에서는 Chin State를 Christian State라고 부릅니다. 그곳에는 선교를 하다가 돌아가신 미국 선교사 여덟 분의 묘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얀마 군 정부는 외국인의 Chin State 방문을 단 한 번도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그처럼 미얀마는 끊임없이 계속되는 군부의 통제와 감시와 사찰 때문에 미얀마 선교는 많은 제한과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시밭에 백합화처럼 복음은 곳곳에서 꽃으로 피어납니다. 한센 선교 역시 포기할 수 없는 미얀마 선교 중에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군 정부로부터 선전용으로 이용을 당하고 버림을 받은 한센인들과 사회로부터 외면을 당한 채 집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한센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한 선교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7일 동안의 정탐을 통해서 정리된 미얀마 한센선교는 철저히 군 정부의 통제 아래에서 모든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영국한센선교회(TLM), 미국한센선교회(ALM), 네덜란드한센선교회(ILEP), 미얀마크리스천한센선교회(MCLM)는 현재까지 미얀마 한센선교를 이끌어오는 대표적인 선교단체들이지만, 모두 50년 동안 사회주의 군사 정부가 통치를 하고 있었을 때 선교를 시작한 단체들입니다. 즉 한센선교를 시작할 때 군사 정부가 내놓은 조건들에 합의를 하고 선교를 시작했기에 한센인들을 위해서 정부가 허락한 프로그램만 할 수 있지, 교회 개척과 같은 직접 선교는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저희가 미얀마에서 한센 선교를 한다고 할 때 미얀마 정부의 감시망을 벗어 날 수는 없지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선교를 위해서는 새로운 선교 전략이 필요함을 인식했습니다.

장기 계획을 가지고 접근을 해야만 하는 미얀마 선교이지만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선교도 있습니다.

● 미얀마 현지 목회자 및 교회 리더들을 위한 집회
7일 동안 여러 미얀마 목회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날로 Myanmar Young Crusaders(MYC) 교회를 방문했습니다. 미얀마 교회들 가운데서 매우 성공적인 목회를 해오고 있는 교회입니다. 현재 70개 지교회를 세웠습니다. 미얀마 현지교회로서는 위대한 사역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교회 개척 선교뿐만 아니라, MYC교회는 마약중독자 선교, 고아원 선교, 음악 선교, 성경학교 선교 등 활발한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MYC교회가 집중하고 있는 6대 선교 가운데 마지막 여섯 번째 선교가 바로 한센선교였습니다. 1986년에 8명의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시작했던 한센 교회는 지금 어린아이들까지 합해서 432명이 되는 대가족을 이루었습니다.

MYC교회 담임목사 Howard, 선교 담당목사 Danny, 한센교회 담임목사 Hla Oo 그리고 동행했던 Adam목사와 Ahdea목사와 함께 깊은 의논을 한 안건이 있었습니다. 약 1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끝에 Howard목사가 말했습니다. “그동안 미국 선교사들을 모시고 집회를 해보았지만 우리 미얀마 성도들의 삶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늘 아쉬움이 많은 집회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저는 양목사님 당신에게서 전혀 다른 영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 미얀마 목회자들을 위해서 집회를 인도해 주십시오. 미얀마 목회자들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그들의 영성이 너무 침체되어 있습니다. 도와 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했던 다른 목사들이 함께 부탁을 해왔습니다.

어떤 형태의 집회를 원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양곤(Yangon)이 아니라 지방 집회입니다. 지방에 세워진 교회들이 많은데 오랜 군부의 통치로 인해 목회자들부터 좌절에 빠져 있습니다. 양목사님이 외국인이기 때문에 방문하려는 도시에 미리 허가증을 받아 놓아야 합니다. 그러나 외국인이 미얀마 사람들의 집이나 교회에서 잘 수 없고, 지방에는 호텔이 없기 때문에 야간에 차를 타고 다음 지방으로 이동을 해야 합니다. 차로 이동 중에는 한 곳에서 머물러 자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검문소에서 체크를 당해도 체포되지 않습니다. 힘들지만 3일 정도 낮에는 목회자 리더쉽 강의를, 저녁에는 성도들까지 참여하는 전도초청집회를 인도해 주시고, 야간에 다음 장소로 이동하면 됩니다. 양목사님의 안전은 저희가 책임을 지겠습니다.”하는 것이었습니다. 특별히 그 다음 말은 내 귀를 번쩍 열게 만들었습니다. "양곤에서 비행기로 첫 번째 집회 장소로 가서 집회를 하고, 마지막 날에는 Chin State 경계선 가까이에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할 것입니다. 양목사님은 Chin State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저희 미얀마 사람들이 Chin State로 들어가서 그곳에 있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을 데리고 Chin State 밖으로 데리고 내려올 것입니다." Chin State는 산악지대에 위치하고 있고, 그곳에도 한센인들이 많이 산다는 말을 들었기에 그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들의 계획과 초청이 무척 당혹스럽고 겁이 났지만, 그들의 믿음과 내 믿음에는 그 어떤 차이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믿는 하나님을 나도 신뢰해야 하고, 그들이 믿음으로 한다면 나도 그 믿음으로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락을 했습니다. 그래서 집회는 오는 11월에 첫 집회를 하기로 결정하고, 집회 준비 기도까지 함께 하고 헤어졌습니다.

● 메얀췅 한센인의 자활을 돕는 사역
메얀췅 한센인을 돕는 선교에 대해서 Dr. Tin Shwe를 만났을 때도 자문을 구했고, 오늘 만난 Myanmar Young Crusaders 교회 목회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들은 모두 반대하지 않았고, 환영과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군 정부 관리들이 중간에 개입해서 단 10불이라도 빼먹지 못하도록 지혜롭게 후원비를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작은 후원이나마 메얀췅 한센인들에게 위로와 기쁨과 용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메얀췅 선교를 위해서 자원해서 헌신해 준 미얀마 목회자 Adam목사, Simon목사, Chit Moung목사, Ahdea목사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후원금을 전달할 때마다 한 달에 한 번씩 그곳으로 올라가 예배를 인도하게 될 것입니다.

● 한센 자녀들을 위한 기숙사 사역
이 사역은 많은 준비가 필요한 사역이지만 먼저 기도 부탁을 드리기 위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미얀마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가 운영하는 국립대학들을 나오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특별히 한센인 자녀들은 대학 진학이 거의 불가능한 편입니다. 한센인 부모와 함께 정처 없이 거리를 떠돌아 다니기 때문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에 저희가 한센인 자녀들이 기숙할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할 수 있다면 큰 열매를 수확하는 선교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첫 번째 대상은 집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한센인 자녀들 가운데 중학교를 다닐 수 있는 학생들이 될 것입니다. 미얀마에서 중학생은 10살부터 14살을 의미합니다. 미얀마는 초등학교 4년, 중학교 4년, 고등학교 2년제로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생은 훈련 받기에 너무 어리고, 고등학교는 훈련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그래서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 동안 기숙사에서 기독교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면 후에 유능한 크리스천 리더들이 되어 국립대학에 진학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의 미래와 미얀마의 미래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 믿습니다. 10명의 중학생으로 Boarding House Mission을 한다고 할 때 필요한 경비가 어느 정도 나오는지 산출해 보도록 미얀마 목회자들에게 부탁해 두었습니다. 훈련 받은 한센 자녀들을 통해서 그들의 부모들이 크리스천이 되고, 크리스천 가정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 후에는 한국의 정착촌과 같은 크리스천 공동체를 세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름다운 꿈을 그려봅니다.

이러한 기도제목들을 가슴에 안고 마닐라로 돌아갑니다. 다시 한번 미얀마 미션 트립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