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야만 했었다.

창 41:1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우리 입에서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날 수 있을까?” 하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에 내리는 가장 큰 바위가 있다면 그것은 낙심일 것입니다.

    오늘은 요셉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요셉의 전 생애는 낙심할 수밖에 없는 일들만 쌓이고 또 쌓이는 삶이었습니다. 형들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노예로 팔리게 되었습니다. 보디발의 집에서는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요셉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말은 “어떻게 이런 일들이 나에게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을까?”였을 것입니다.

    인생,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요셉에게 더 큰 낙심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감옥에서 만났던 바로의 술 맡은 관원장이 석방 후에 요셉을 새까맣게 잊어버렸던 것입니다. (창 40:23) 그는 요셉의 말대로 자신이 복직되면, 요셉이 억울한 누명을 벗고 속히 석방될 수 있도록 반드시 바로에게 탄원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요셉을 깨끗이 잊었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41장 1절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만 2년 후에, 바로가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의 꿈을 그 누구도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술맡은 관원장이 요셉을 기억하고 바로에게 요셉을 소개했습니다. 요셉은 그렇게 다시 역사의 무대 위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요셉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바로의 꿈을 완벽하게 해석했습니다. 마음에 흡족함을 얻은 바로는 요셉을 애굽의 국무총리로 임명했고, 나라를 다스리게 했습니다.

    그 놀라운 요셉의 인생 역전 스토리 속에는 우리가 놓칠 수 없는 소중한 교훈들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 주인공은 누구입니까? 보디발의 아내도 아니고, 숱 맡은 관원장도 아니고, 바로도 아니고, 요셉도 아닙니다.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그 놀라운 스토리를 만드시고, 그 일들을 모두 성취하신 분이 하나님이셨습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한 것도 보디발의 아내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의 기억에서 요셉을 완벽하게 지워버렸던 분도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래야만 했었습니다.

    요셉의 입장에서는 날마다 술 맡은 관원장으로부터 희소식이 오기를 목을 놓고 기다렸을 것입니다. 1주일이 지났습니다. 한 달이 지났습니다. 1년이 지났습니다. 그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던 때는 2년이 지난 뒤였습니다. 결코 짧지 않았던 긴 세월이었습니다. 그것은 요셉이 감옥에서 2년을 더 있어야만 했었다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 정하신 기간이 끝났을 때, 요셉의 고통은 거기에서 멈춰 섰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 속에 있었습니다.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눈을 감옥에서 가졌던 요셉의 영성으로 옮겨 보겠습니다. 그는 하나님을 끝까지 신뢰했습니다. 저는 오늘 ‘낙심’이란 단어를 가지고 이 말씀을 열었지만, 요셉에게 그 ‘낙심’은 결코 없었다고 확신합니다. 술 맡은 관원장에게 걸었던 희망이 사라졌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 사라진 희망을 낙심으로 가지고 가지 않았습니다. 사라진 것을 붙잡고 더 깊이 묵상하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사람들은 내게 있는 것들을 보면서 행복해하는 대신에 내게 없는 것들에 전적으로 집중하면서 자신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습니다. 욥은 하루아침에 없어진 것들을 붙잡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사라진 것들을 붙잡고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요셉도 잊혀진 그 2년 동안 하나님 임재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길을 택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를 위해서 감옥 안에 하나님의 보좌를 펼쳐주셨습니다. 2년 동안의 깊은 영성과 연단을 통해서 요셉은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2년 전, 술 맡은 관원장의 옷 자락을 붙잡고 사정했던 요셉의 허약했던 모습은 다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술 맡은 관원장보다 훨씬 높은 지위에 있던 애굽의 황제 앞에서 요셉은 더욱 단단하고, 더욱 당당해진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2년의 침묵 영성이 그에게 준 선물이었습니다. 시 46:10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 시 46:5절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그 성중에 계시매 성이 흔들리지 아니할 것이라. 새벽에 하나님이 도우시리로다.” 요셉은 차가운 감옥이 아니라, 새벽마다 하나님의 보좌 앞에서 그의 하루를 그렇게 열어갔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저는 요즘 오른쪽 눈이 보이지 않아서 반쪽 어둠 속에 있습니다. 2023년 11월 11일. 그 날은 제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11월 11일 아침, 너무도 갑자기 오른쪽으로 어둠이 무겁게 내려왔습니다. 그 날은 당뇨합병증이 내 시력을 침공했던 날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게 친히 내려오신 날이 되었습니다. 주변에서 저를 보고 “어떻게 그런 일이?”라고 염려해주셨지만, 저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은 “그래야만 했었다.”였습니다. 요셉에게 어둠의 침묵 2년이 필요했었고, 그랬어야만 했었다는 말씀을 제게도 주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었고, 하나님의 섭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요셉은 그 하나님의 섭리를 믿음으로 받았습니다. 그래서 묵묵히 하나님께서 정하신 그 때를 기다릴 수 있었고, 그 기다림 속에서 요셉은 더 단단한 믿음의 용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요셉을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어둠의 감옥에서 꺼내주셨듯이 저에게도 같은 은혜를 베푸사 빛의 세계로 다시 이끌어 주실 것을 믿으면서 그 기다림 속에 엎드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사도 바울과 실라는 빌립보에서 복음 전파를 위해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들에게 그런 모진 고난과 환난을 주시고 감옥에 갇히게 하셨습니까?"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것입니다. "그랬어야만 했었다." 우리는 또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죽게 하셨습니까?" 하나님께서 또 말씀하십니다. "그랬어�� 했다." "그랬어�� 했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랬어야만 했었다"는 말씀의 뜻을 깊이 헤아리면 그 어떤 일을 만나도 우리는 시험에 빠질 일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언제나 인자하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신실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 행하시는 모든 일들이 선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그 어떤 폭풍우가 불어와도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그 어떤 파도가 일어나도, 그 어떤 성난 바닷속에도 하나님께서 숨겨놓으신 길이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주권 앞에서 고개를 들지 않아야 합니다. 낙심하지 말고, 원망하지 말고, 전능자 하나님께 절대 순종해야 합니다. 성경은 “주님의 길이 바다 위에 있다.”고 선포하셨습니다. 성난 바다에서도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그 길을 만드시고, 늘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주의 길이 바다에 있었고, 주의 첩경이 큰 물에 있었느니라.”

(시편 7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