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구주가 나셨도다.

눅 2:8-14

    큰 배가 망망한 대해에서 폭풍우를 만나 난파되었습니다. 한 선원이 나무 한 조각을 붙잡고 살아서 한 무인도에 떨어졌습니다. 그는 모래사장 위에 “Help”를 쓰고 구조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어느 날,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그의 눈에 커다란 선박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그는 구조되었습니다. 저에게 그런 동일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오른쪽 눈에 어둠이 짙게 내린 지 한 달 만에 구조선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 동안 전혀 보이지 않았던 물체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신호등을 볼 때 저것이 파란색이구나, 저것이 빨간색이구나 하는 인식을 할 수 있을 만큼 시력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진짜 기적이, 진짜 구조선이 2000년 베들레헴에 도착했습니다. 죄로 인해 사망이 짙게 내려진 땅 위로 큰 빛이 내려오셨습니다. 동방박사들은 그 별을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베들레헴에 이르렀습니다. 사람들은 구유에 누운 그 아이를 보고 “아기 예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아기”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것입니다. 그는 마리아의 아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아들이셨고, 요셉과 마리아가 “정혼”하고 낳은 아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구주(Messiah)이셨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당시에 예수님께 경배를 드렸던 사람들이 동방박사와 들판의 목자들 그리고 요셉과 마리아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많은 무리가 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하늘에는 뭇별들이 밝은 빛을 비추고 있었고, 천군 천사들이 아름다운 음률로 찬양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곳에는 노아도 있었고, 아브라함도 있었고, 모세도 있었고, 다윗도 있었고, 이사야도 있었고, 예레미야도 있었고, 다니엘도 있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오심을 예언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서 구조선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사람처럼 그들이 그날을 얼마나 학수고대하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을까요? 그들은 기도를 응답해 주신 하나님께, 예언을 성취해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찬양과 경배와 존귀와 영광을 올려드리는 감사 예배를 천상에서 함께 드렸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그 천상 예배가 보입니다. “천사가 이르되 무서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 너희가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리니 이것이 너희에게 표적이니라 하더니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에서 그 수많은 하나님의 사람들과 선지자들과 예언자들과 천군 천사들이 베들레헴에 함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할렐루야!

    특별히 오늘 본문에는 매우 중요한 단어 하나가 있습니다. 그 단어는 명령어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보라”입니다. “보라. 내가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노라.” 영어로는 “Behold”이며, 헬라어로는 “ἰδού (이두)”입니다. ‘이두’는 “대충 보지 말고, 눈을 크게 열고 집중해서 깊이 보라.”는 뜻이었습니다. 이사야 12:2절 말씀입니다.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라고 했습니다. 거기에서도 “보라(ἰδού)”가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을 집중해서 보라는 뜻이었습니까? 힘이 아니었습니다. 노래가 아니었습니다. 구원이 아니었습니다. 힘이시며, 노래이시며, 구원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뜻이었습니다. 주체가 바뀌면 안 됩니다.

    천사가 유대 들판에 있던 목자들에게 나타나 “보라(ἰδού )”라고 했습니다. 무엇을 집중해서 보라는 뜻이었습니까? 다윗의 동네로 가서 강보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표적”이라고 했습니다. 표적이란 무엇인가를 구별하고 식별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즉 너희가 베들레헴에 가서 구유에 누운 한 아기를 보게 될 것이다. 그것이 “표적”이며, “표시”이며, “증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증거입니까? 그것은 구유에 누우신 아이는 단순한 “아기”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내신 “구세주”가 되심을 말해주는 표적, 표시, 증거라고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목자들과 동방의 박사들은 구유에 누우신 아기를 보았을 때, 아니 그 표적을 보았을 때 그 아기가 “메시야, 구주”이심을 믿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보배합을 열어 진귀한 예물을 드리고 경배를 드렸던 것입니다.

    사람은 누군가를 보면서 살아갑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을 보면서 살아가고, 자녀들은 부모를 보면서 살아가고, 부부는 배우자를 보면서 살아갑니다. 그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면서 고민하고, 조건을 보면서 결정하고, 배경을 보면서 판단합니다. 사람들은 그렇게 보고 또 자세히 보면서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우리 눈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래서 천사들은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의 눈을 열어서 그들이 진정으로 보아야 할 것을 그렇게 보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성탄절도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란다면 우리의 기대는 단단히 잘못된 것입니다. 우리는 2000년 전 한 유대 들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며(ἰδού) 다시 그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홀연히 수많은 천군이 그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 복된 성탄의 소식이 여러분에게 다시 들리는 2023년도 임마누엘 성탄절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구주가 오셨습니다. 우리를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구주가 오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