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쓰레기였다.

(삼상 17:54)

     이새에게는 여덟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다윗은 그 아들들 중에 막내였습니다. 첫째 엘리압과 둘째 아비나답과 셋째 삼마는 군인이 되었지만, 다윗은 목동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기백이 넘쳤고, 두려움을 모르는 용사였고, 말솜씨가 좋은 청년이었습니다. (삼상 16:18) 음악적 재능까지, 오직 하나님만 신뢰했던 믿음까지, 다윗은 완벽한 청년이었습니다.

     어느 날, 다윗이 들판에서 양들을 치고 있을 때, 왕궁으로부터 나온 사람에 의해서 왕궁으로 불려갔습니다. 사울 왕이 광기(狂氣)를 보일 때마다 수금을 켜서 왕을 진정시키는 일이 다윗에게 주어졌습니다. 다윗의 수금은 왕에게 큰 치료제가 되었습니다. 사울이 다윗을 신뢰하게 되어 무기를 들고 왕의 옆에 서 있게 했습니다. 왕의 경호원 직무까지 주어졌던 것입니다. 거기에는 하나님의 숨겨진 뜻이 있었습니다. (삼상 16:21)

     그 일을 맡기 전에 다윗에게는 엄청난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사무엘이 사울 왕이 모르게 이새의 집을 조용히 찾아 왔습니다. 사울의 뒤를 이를 왕에게 기름을 붓기 위함이었습니다. (삼상 16:1) 하나님은 다윗을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다윗의 머리에 기름을 붓고 그가 이스라엘의 차기 왕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상 16:13) 다윗이 그 일을 잊을 리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으로 하여금 수금을 타는 자로, 왕의 경호원으로 왕궁에 미리 들어가서 그가 앞으로 앉게 될 왕위를 미리 볼 수 있도록 하셨던 것입니다.

    오래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과 블레셋 사이에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블레셋의 적장은 골리앗이었습니다. 양군이 격전지에서 40일 동안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양국의 베테랑 전사들이 그곳에 집결했고, 사울 왕까지 그곳에 있었습니다. 이새는 출정한 세 아들의 안전이 걱정되어 특식을 만들었습니다. 아들들을 위해서는 볶은 곡식과 떡 열 덩이를 준비했고, 최고 사령관을 위해서는 치즈 열 덩이를 따로 준비했습니다. 이새는 다윗에게 최고 사령관에게 그 특식을 주고 세 아들의 안전을 지켜달라는 특별히 부탁을 하고 오라고 했습니다. 다윗은 그 심부름만 하고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골리앗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골리앗을 향해서 이스라엘 진영에서 나아가는 장수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다윗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울 왕은 고육책(苦肉策)으로 골리앗을 물리치는 사람에게는 큰 상을 내리겠다고 했습니다. (삼상 17:25) 첫번째 상은 많은 재물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두번째 상은 공주와 결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세번째 상은 모든 세금을 면죄해주겠다고 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 앞으로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왕의 보상금을 타기 위해서 나아갔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을 모독했던 자를 도무지 용서할 수 없다는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울은 다윗을 보자마자 애들은 집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불타는 기백을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사울은 다윗을 허락하면서 그의 갑옷을 주었습니다. 왕의 갑옷이었으니 얼마나 화려했겠습니까? 얼마나 완벽한 보호 장비였겠습니까? 나중에 전장에서 사울이 죽었을 때, 블레셋 사람들은 그 사울의 갑옷을 그들의 신전(神殿) 안에 걸어 둘 정도의 귀중한 갑옷이었습니다. (대상 10:9-10) 그러나 다윗은 그처럼 화려했던 왕의 갑옷을 벗어버렸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은 불편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옷이 불편해도 그 옷이 명품이라면 그 옷에 몸을 맞춰서 입습니다. 왕의 갑옷은 그 시대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명품이었습니다. 만약 다윗이 그 명품 갑옷을 입고 나갔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전쟁터는 패션쇼장이 아닙니다. 만약 다윗이 왕의 갑옷을 입고 나갔다면 죽음과 패전을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다윗이 왕의 갑옷을 벗어 던지고 돌멩이 몇 개만 가지고 골리앗 앞으로 나아갔던 것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만을 믿고 나갔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승리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놀라운 믿음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2050년이 되면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 아이들 앞에 2050년은 거대한 골리앗처럼 설 것으로 생각됩니다. 첨단 과학 시대, 인공지능 시대, 국제화(Global) 시대, 정치도 하나, 문화도 하나, 종교도 하나 되는 시대, 무서운 기술 혁명으로 로봇이 인간을 통제하는 시대, 우주 전쟁(Star Wars) 시대, 등등. 그때 과연 주일학교가 있을까? 교회가 있을까? 크리스천이 있다면 어떤 크리스천을 만날 수 있을까? 2050년도에 목회하는 목회자들은 어떤 메시지를 외치고 있을까? 많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래서 다윗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사울 왕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들에 있을 때 사자와 곰이 와서 내 양 새끼를 물어가면 내가 따라가서 그것들을 치고 그 입에서 새끼들을 건져냈습니다. 하나님을 모욕하는 저 골리앗은 그 짐승들 중에 하나 같이 될 것입니다.” (삼상 17:36) 우리 자녀들이 2050년이란 거대한 골리앗 앞에 섰을 때, 그 시대를 그런 시각으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골리앗과의 전투에서 다윗이 보여주었던 마지막 모습을 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다윗은 왕의 갑옷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골리앗의 갑옷은 취했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죽이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올 때, 다윗은 골리앗의 갑옷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갑옷을 그의 장막 안에 두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골리앗의 갑옷은 전리품이었습니다. 전리품은 패자가 남긴 [쓰레기]입니다. 다윗은 날마다 자신의 장막에 걸린 골리앗의 갑옷을 바라 보면서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골리앗, 너는 쓰레기였다!” 

    우리 자녀들이 다윗처럼 이 세상을 향하여 그렇게 담대하게 외치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빛의 갑옷(롬13:12)을 입고, 공의를 갑옷(사59:17)을 입고, 하나님의 전신 갑옷(엡 6:13)을 입고 다윗처럼 이 악한 세상을 정복해 가는 하나님의 용사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취하라. 이는 악한 날에 너희가 능히 대적하고 모든 일을 행한 후에 서기 위함이라.” (엡 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