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수 강이 되라.

겔 47:1-12

    바벨론 제국은 이스라엘을 세 차례 침공했습니다. 1차 침공은 BC605년에 있었습니다. 그때 다니엘이 포로가 되었습니다. 2차 침공은 BC598년에 있었습니다. 그때 에스겔이 포로가 되었습니다. 3차 침공은 BC587년에 있었습니다. 그때 예루살렘이 함락되었고, 남왕국 유다는 멸망했습니다.

   나라를 잃고 정복자의 땅에서 포로로 산다는 것은 힘든 삶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바벨론까지의 거리는 1,300km였습니다. 인천에서 마닐라까지의 거리는 2,600km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도보 1,300km는 너무도 먼 거리였습니다. 조국을 떠나 땅 끝에 갇혀서 사는 것보다 이스라엘 사람들을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여흥을 즐기는 바벨론 사람들로부터 이스라엘의 노래를 불러보라고 강요를 당했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심정을 시편 137:1-4절은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 중의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이는 우리를 사로잡은 자가 거기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며 우리를 황폐하게 한 자가 기쁨을 청하고 자기들을 위하여 시온의 노래 중 하나를 노래하라 함이로다. 우리가 이방 땅에서 어찌 여호와의 노래를 부를까?”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BC587년 4월 9일은 치욕의 날이었습니다. (왕하 25:3) 마지막 왕 시드기야와 그의 아들들이 생포된 날이었습니다. 바벨론 사람들은 시드기야 앞에서 그의 아들들을 잔인하게 처형했습니다. 그리고 시드기야의 두 눈을 뽑고, 그를 바벨론으로 끌고 갔습니다. 이스라엘의 왕조가 역사에서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솔로몬 성전은 처참하게 파괴되었고, 예루살렘은 완전히 함락되었고, 유다는 그의 국기를 내렸습니다. 누가 그 무너진 나라를 재건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벨론 강변에 앉아서 시온을 생각하며 날마다 한없이 울었다고 했습니다. 그들은 숨은 쉬고 있었지만 이미 죽은 자와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에스겔에게 한 이상(vision)이 임했습니다. 성령께서 그를 데리고 성전으로 갔습니다. 그 성전은 솔로몬 성전이 아니었습니다. 몇 십 년 후에 재건될 스룹바벨 성전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메시지를 담은 영적인 성전이었습니다. 그 성전에 이르렀을 때 에스겔은 성전 문지방 밑으로 부터 물이 콸콸 솟아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물은 강이 되어 흘러 내려갔습니다. 그 강물은 그의 발목을 넘고, 그의 무릎을 넘고, 그의 허리를 넘고, 그의 머리를 넘어 힘차게 흘러 내려갔습니다.

   그 강물이 닿는 곳마다 생명이 살아났습니다. 강 좌우편에는 푸른 나무들이 자랐고, 그 열매들은 풍성하게 열렸고, 그 잎사귀는 귀한 약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강물은 마침내 아라바(Arabah) 바다로 이어졌습니다.(겔 47:8) 아라바는 사해(死海)를 가리킵니다. 사해는 해수면보다 430미터 낮고, 염분 농도가 매우 높아서 일반 바닷물 보다 10배나 더 짭니다. 물고기가 생존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그 바다를 사해(死海)라고 했습니다. 그랬던 사해가 성전으로부터 내려왔던 물을 받아드렸을 때 살아났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 죽은 바다가 생명이 넘치는 담수(潭水)호가 될 것이며, 어부들이 쉼 없이 그물을 던지는 바다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겔 47:10)

   이스라엘은 물이 부족한 국가입니다. 여름에는 거의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예루살렘의 연 평균 강수량은 400mm입니다. (서울: 1,400mm) 그래서 성전으로부터 흘러내려온 물이 사해를 살린다는 말은 천지가 뒤바꿔도 믿을 수 없는 말이었습니다. 갈릴리 호수의 물 전부를 퍼서 사해에 다 쏟아 부어도 살릴 수 없는 죽은 바다가 사해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해에 물고기가 넘치고, 어부들이 그물을 던지는 이상을 에스겔이 보았던 것입니다. 그의 가슴이 어떠했겠습니까? 기쁨으로 인해 금세라도 폭발할 듯 했을 것입니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포로 생활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이 하나님의 용서로 바뀌는 이상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매서운 칼 하나가 있었습니다. 11절입니다. “그 진펄과 개펄은 되살아나지 못하고 소금 땅이 될 것이다.” 진펄(삐차: ???)과 개펄(게베: ???)은 사해 주변에 있는 여러 웅덩이들을 말합니다. 바닷물이 들어왔다가 빠질 때 물이 진펄과 개펄 속에 남게 됩니다. 그리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면 짠 바닷물이 마르면서 진펄과 개펄은 바위처럼 더욱 단단한 웅덩이가 됩니다. 이 이상(vision)은 이 세상에는 죽은 사해보다 더 악하고, 더 독하고, 더 강퍅한 진펄, 개펄 인간들이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사해의 북에서 남까지의 거리는 약 50km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그 넓은 사해에서 어부들이 그물을 던지게 될 구역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엔게디에서부터 에네글라임까지(from En Gedi to En Eglaim)”라고 했습니다. (겔 47:10) 엔게디는 요단강 하류에서 사해로 들어가는 사해의 초입 즉 사해의 최북단에 있는 지역이고, 에네글라임은 그 엔게디로부터 남쪽으로 약 30km 지점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서울특별시의 크기는 605㎢입니다. 사해는 서울시와 동일하게 605㎢입니다. 서울특별시만한 그 넓은 사해가 살아나는데, 그 옆에 있는 작은 진펄과 개펄 웅덩이들은 결코 소생할 수 없다는 예언이었습니다. 그들이 얼마나 악하면 하나님의 은혜 바깥으로 던져지겠습니까?

   에스겔이 보았던 이 이상에서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받습니까? 본문으로 돌아가 다시 주목을 해보면, 사해를 살려냈던 생명수 강의 발원지는 성전 문지방이었습니다. 왕의 보좌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재건은 왕조의 북원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무너진 이스라엘을 다시 세우게 했던 것은 하나님이 내려주시는 은혜의 강물이었습니다. 요즘 사회의 핫이슈는 6월 12일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입니다. 세상의 왕들이 죽어가는 나라를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진펄과 개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가 정상들의 리더십이나 보좌관들의 외교술이나, 거대한 경제적 협상(Big Deal)이 죽은 나라를 살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것이 성전으로부터 나오지 않으면 진정한 변화는 있을 수가 없습니다.

   감옥에는 죄수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에게도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는 은혜가 주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감옥에 있지는 않지만, 감옥에 있는 죄수들보다 더 악하게 살아가는 진펄 같은, 개펄 같은 자들이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러므로 이 땅에 있는 모든 크리스천은 죽은 땅을 살리고, 죽은 영혼을 살리는 성전 문지방에서 발원했던 그 생명수 강이 되어야 합니다. 에스겔이 보았던 이상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 이상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회복의 사명을 수행했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다니엘,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 에스겔, 스룹바벨, 에스라, 에스더, 느헤미야가 그들입니다. 그들에 의해서 시온의 대로가 열렸고, 그들에 의해서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축되었고, 그들에 의해서 이스라엘은 재건이 되었습니다.

   “버림받을” 진펄이 되지 마십시오. “버림받은” 영혼을 살리는 생명수 강이 되십시오. 당신의 발걸음이 닿는 그곳에서 죽은 영혼들이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나도록 하십시오. 생명수 강이 당신의 가슴으로 흘러가도록 하십시오. 당신이 있는 곳이 숲이 되게 하고, 당신이 있는 곳이 샘터가 되게 하고, 당신이 있는 곳에 큰 나무들이 자라고, 당신이 있는 곳에 풍성한 열매들이 열리고, 당신이 있는 곳에 물고기들이 넘치고, 당신이 있는 곳에 어부들의 합창이 울려 퍼지게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당신을 선택하셔서 다니엘처럼, 에스겔처럼, 에스더처럼, 스룹바벨처럼, 느헤미야처럼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생명수 강으로 사용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