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말씀이 있는 자녀들

이사야 51:1-16

 

   포도송이 하나를 손에 넣었습니다. 포도 알 하나하나가 어찌나 실하게 붙어있는지 뗄 수 없을 만큼 탐스러웠습니다. 그런데 한 알을 떼서 맛을 본 후에는 쉬지 않고 포도가 입으로 들어갑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렇습니다. 그 맛을 체험한 사람은 성경책이 헤어질 정도로 말씀의 바다에 빠져 쉽게 헤어나오지를 못합니다. 그 은혜의 말씀들 가운데 오늘은 이사야 51:1-16절에 있는 말씀을 보겠습니다. 그 말씀들 중에서 제 가슴에 존귀한 보석으로 박힌 말씀들이 있습니다.

- 너희를 떠낸 반석을 생각해 보라. (51:1)

- 너희를 파낸 우묵한 구덩이를 생각해 보라. (51:1)

- 의를 아는 자들아! (51:7)

- 마음에 내 율법이 있는 백성들아! (51:7)

- 나의 구원은 세세에 미치리라. (51:8)

- 여호와께 구속받은 자들이 돌아와 노래하며, (51:11)

- 너는 어떠한 자이기에 죽을 사람을 두려워하며 풀 같이 될 사람의 아들을 두려워하느냐? (51:12)

- 하늘을 펴고 땅의 기초를 정하고 너를 지은 자 여호와를 어찌하여 잊어버렸느냐? (51:13)

-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하는 자이니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니라. (51:15)

    “떠낸 반석, 파낸 구덩이, 의를 아는 자, 마음에 하나님의 말씀이 있는 자, 풀 같이 될 자,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하는 분.” 너무 귀한 말씀들이지만, 이 말씀들 중에서 우선 8절과 11절에 나오는 [구속과 구원]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11절에서 “여호와께 구속받은 자들이 돌아와 노래하며”라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구속(救贖)’은 영어로 “Redemption”입니다. 그 의미는 위기에 처한 어떤 사람을 구해내기 위해서 누군가가 대신 ‘몸값’을 지불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죄인들을 구속(救贖)하시기 위해서 아들의 생명을 내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사야 51장에서는 그 ‘구속’에 관한 말씀이 나오고, 이사야 53장에서는 그 구속을 성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하나님의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인간의 죄 값을 지불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사 53:4-6)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구속(救贖)입니다.

    신약 성서에서는 그 하나님의 구속을 이렇게 이어 받았습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 3:23-24)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바 너희 가운데 계신 성령의 전인 줄을 알지 못하느냐? 너희는 너희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값으로 산 것이 되었으니 그런즉 너희 몸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고전 6:19-20)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저주를 받은바 되사 율법의 저주에서 우리를 속량하셨나니 기록된바 나무에 달린 자마다 저주 아래에 있는 자라 하였음이라.” (갈 3:13)

    그러므로 구속이 구원보다 먼저입니다. 구원(救援: Salvation)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구속(救贖: Redemption)이 선행되지 않고는 결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구원은 사람이 어떤 선한 행위를 했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전적인(100%)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구속으로 구원을 받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셨을 때, 그 속죄의 값을 그 어떤 사람과 함께 나누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 혼자 감당하셨습니다. 그래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The Way)이 되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성도가 된 사람들은 예수님께 평생 빚진 자의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또 묵상하고 싶은 말씀은 15절 말씀입니다.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하는 자이니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니라.” (사 51:15) 아내가 맛있는 차를 타면서 티스푼을 휙휙 돌립니다. 그런 돌림은 달콤한 사랑입니다. 그러나 거대한 토네이도(Tornado)가 돌기 시작하면, 토네이도가 지나간 자리는 모두 배큠(vacuum)이 되고 맙니다. 바다에 무서운 소용돌이가 돌기 시작하면 모든 배들은 그 안에서 산산이 파선되고 맙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능력을 그런 토네이도에 비유하셨습니다. “나는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할 자다.”

    이사야 13장에서 39장까지 보면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 나라들이 나옵니다. 바벨론, 이집트, 아시리아, 모압, 에티오피아, 두로입니다. 누가 그 제국들을 무너트릴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하나님은 심판의 몽둥이에 그 나라들을 하나씩 묶어서 휘저으면 모두 쉽게 끝이 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들에게는 바벨론, 이집트, 아시리아가 강대국들이 되겠지만, 나에게는 한낱 풀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 51:12 “너는 어떠한 자이기에 죽을 사람을 두려워하며, 풀 같이 될 사람의 아들을 두려워하느냐?) 그러므로 이스라엘 백성이 해야만 했던 일은 살기 위해서 그 강대국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화친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고 살아계신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휘저으시면 살 자가 없고, 하나님께서 돌리시면 생존할 국가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한국교회를 들어가서 보면 걱정이 앞섭니다. 기독교교육을 전공한 사람들에 의해서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기독교교육이 세상 교육처럼 “눈높이 교육, 학생중심(Student-centered)의 교육”에 맞춰진 학습이 되면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독교교육은 [학생들의 눈높이 교육]이 아니라 [시내산 높이 교육]이 되어야만 합니다. 십계명과 율법은 시내산에서 선포되었습니다. 시내산에서 선포된 말씀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말씀이 아닙니다. 하나님처럼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는 높은 삶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 시내산 말씀들은 모든 사람이 순종하고 실천해야만 하는 말씀이었습니다. 요즘에는 한 명의 자녀만 두는 부모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아기, 우리 아기”하면서 매사를 그 아기 중심으로 산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자녀들이 그 부모들에게 “장한 내 새끼”가 될 수는 있겠지만, 여호와의 율법을 마음에 품지 않은 아이라면 그 아이는 결코 “주의 어린이”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기독교교육은 시내산 높이 교육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이민교회로 들어가서 보면, 1세들과 2세들 간의 차이(gap)이 큽니다. 문화의 차이뿐만 아니라, 생각과 해석의 차이도 크고, 신앙적인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입니다. 2세 영어권 목회자를 구할 수 없는 교회들은 2세들의 신앙교육에 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찬양은 있지만 신학이 없는 2세 예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2세들은 부모로부터 독립할 나이가 되어 집을 떠나게 되면 교회도 미국인 교회 혹은 카나디언 교회로 옮깁니다. 더 슬픈 현실은 2세들이 아예 신앙생활을 접고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구속 사역에 대한 말씀 선포가 그들에게 미흡했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까지 걸 수 있는 말씀의 파수꾼이 되도록 2세들을 단단히 훈련시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몬트리올에 있는 한 백인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인도했습니다. 교회 간판에는 게이, 네즈비언, 성전환자들을 환영한다는 안내 로고가 있었습니다. 들어가서 보니 아름다운 예배당 안에는 저보다 머리가 더 흰 노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과거에 몬트리올에서 크게 부흥했던 교회였지만, 지금은 주일예배 출석이 약 30명의 노인들만 나오는 작은 교회가 되어 있었습니다.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슬픈 현실은 그 교회 안에는 정결한 것과 정결치 못한 것들을 구분하는 영적인 경계선이 이미 무너져 있었습니다. 시내산 높이에서 선포되는 하나님 말씀이 아니라,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춘 사람들의 말이 더 많이 전해지는 무서운 변질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우리 자녀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하는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우리 자신과 우리 자녀들이 반드시 기억해야만 하는 두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반복하겠습니다.

첫째, 하나님은 영원히 위대하신 분이심을 항상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 1절 말씀입니다. “너희를 떠낸 반석을 생각해 보라. 너희를 파낸 우묵한 구덩이를 생각해 보라.”(51:1)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그 다음 절인 2절에서 언급된 아브라함과 사라를 두고 비유로 하신 말씀입니다. “너희의 조상 아브라함과 너희를 낳은 사라를 생각하여 보라. 아브라함이 혼자 있을 때에 내가 그를 부르고 그에게 복을 주어 창성하게 하였느니라.” (51:2)

   채석장에서 금방 떠낸 거대한 바위는 어떤 생명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 바위를 잘 다듬으면 성전의 기초석도 되고, 성전의 기둥도 되고, 훌륭한 조각 작품도 될 수 있지만, 채석장에서 갓 떠낸 바위는 그냥 돌일 뿐입니다. 그것은 자녀를 생산하지 못했던 아브라함의 돌 같이 굳은 육체를 가리키는 비유였습니다. 그리고 ‘파낸 우묵한 구덩이’는 불임여성이었던 사라를 가리키는 비유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죽었던 그 두 사람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주셔서 아들을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능력이 그처럼 위대하다는 것을 말씀하셨고,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그처럼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을 늘 생각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둘째, 하나님은 온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심을 항상 생각하라고 하셨습니다.

    다시 한번 15절 말씀을 봅니다. “나는 네 하나님 여호와라. 바다를 휘저어서 그 물결을 뒤흔들게 하는 자이니 그의 이름은 만군의 여호와니라.” 하나님은 세상을 심판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런 경고의 말씀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4절에서 “내 백성이여, 내게 주의하라. 내 나라여, 내게 귀를 기울이라. 이는 율법이 내게서부터 나갈 것임이라. 내가 내 공의를 만민의 빛으로 세우리라.”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내게 주의하라.”고 말씀하셨던 것은 “네 귀를 내게 밀착시키라.”는 뜻이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그들의 귀를 하나님께 밀착시키고 살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세상의 소리에는 귀를 열고, 하나님의 경고에는 귀를 닫고, 하나님의 심판을 우습게 여기며 살아서는 안 됩니다. 무엇이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삶인지, 무엇이 하나님 앞에서 부정한 삶인지 똑똑히 분별하며 살도록 가르쳐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밀착시키고 살았던 사람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는 남왕국 유다에서 BC745년부터 695년까지 약 50년 동안 선지자로 사역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 이사야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아시리아 제국에 의해서 비참하게 패망하는 모습을 직접 보았습니다.(BC 722년) 그러나 남왕국 유다가 바벨론 제국에 의해 처참하게 패망(BC 587년)하는 모습은 보지 못하고 죽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는 선지자 이사야가 예언했던 대로 이루어져 갔습니다. 이사야가 예언했던 대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스룹바벨과 함께 했던 제1차 귀환은 BC 536년에 이루어졌고, 에스라와 함께 했던 제2차 귀환은 BC 458년에 이루어졌고, 느헤미야와 함께 했던 제3차 귀환은 BC 444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런 연대기를 종합해 보면, 바벨론으로부터 예루살렘으로의 귀환은 이사야가 예언한 후 약 256년 뒤에 이루어졌던 것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선지자는 죽었지만, 선지가가 선포했던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서 역사하고 있었습니다. 이사야 이후에 256년이란 긴 세월이 지나갔지만, 예언했던 말씀대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가슴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미 이사야를 통해서 그들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의를 따르며, 여호와를 구하는 너희는 내게 들을지어다. (51:1) 의를 아는 자들아, 마음에 내 율법이 있는 백성들아! (51:7)” 그들은 하나님께 그와 같은 칭찬을 받았던 복된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바벨론에서 태어났던 그 이스라엘의 2세들처럼 구속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하나님께 그들의 복종을 드리고, 하나님의 임재 앞으로 나아가는 자녀들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원해 봅니다. 그 사역을 위해서 부모된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일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연약한 기독교 교육을 줄 것이 아니라, 시내산 높이에서 자녀들을 향해 강력하게 외치는 말씀 선포 사역을 해야만 합니다. 

    선지자 이사야가 그랬듯이, 선지자 예레미야가 그랬듯이 마음이 강퍅한 사람들을 향해서 목숨을 걸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해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정결한 삶이 무엇이고, 부정한 삶이 무엇인지 담대히 가르쳐야 합니다. 양보할 수 없고, 타협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 바르게 가르쳐야 합니다. 어디에 목숨을 걸고 살아야 하는지 확실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키가 컸다고, 자기들도 이제는 어른이 되었다고 하면서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려고 할 때, 부모된 우리들은 그 자녀들에게 바다를 휘저어 그 물결을 흔드실 전능하신 하나님 앞에 철저히 허리를 낮추고 겸손과 복종으로 나아가라고 담대히 외쳐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께 그들의 귀를 밀착시키고, 마음에 하나님의 율법을 품고 가는 자만이 예루살렘이 아니라 영원한 본향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담대히 선포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