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주간을 맞이하는 필리핀 사람들의 독특한 모습은 올해도 어김없이 재현되고 있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십자가 위에 누워 자신의 손에 못을 박는다. 또한 수많은 사람들이 거리 퍼레이드를 하면서 자신의 등을 날카운 채찍으로 치면서 등에서 피가 철철 흐르게 한다. 그런 일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한다고 하면, 일반 카돌릭 신자들은 고난주일에 종려나무 가지를 가지고 성당에 가서 신부들에게 성수를 받은 후에 그 종려나무 가지를 집 문설주에 1년 동안 장식하는 일을 한다.

말은 "종려나무 가지(Palm frond)"라고 하지만, 필리핀에서는 종려나무 대신에 "야자나무 잎 (Coconut leaf)"을 사용한다. 손재주가 좋은 필리핀 사람들은 어린 야자나무 잎사귀를 가지고 다양한 모양으로 가지를 꼰다. 그것을 필리핀 말로 "팔라스파스 (Palaspas)"라고 한다. 고난주일에 성수를 받은 팔라스파스를 문설주에 걸어두는 이유는 팔라스파스가 악귀를 몰아내 주고, 하는 일마다 하나님께서 복을 내려주신다고 믿기 때문이다.

2,000년 전, 예수님께서 만왕의 왕으로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 성으로 입성하셨을 때 예수님께 올려드렸던 "찬미의 호산나" 종려나무 가지의 의미와는 너무도 거리가 먼 필리핀 교회와 신자들이 만들어 낸 이상한 교회 전통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