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야자 나무와 코프라 (Copra)

필리핀은 야자(Coconut)의 나라이다.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야자 나무에서 축출한 제품들을 세계 시장에 수출하는 세계 제2위 코코넛 수출 국가이다. 필리핀에는 약 3억3천만 그루의 야자나무가 있다고 한다. 심은 지 6년에서 8년이 되면 야자를 맺는다. 그리고 60-70년 동안 매년 줄기차게 야자를 선물하고 죽는다. 필리핀인들에게 큰 수입을 만들어 주는 [효자]가 아닐 수 없다.

코코넛(야자)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그 중에서 코프라(Copra) 제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무에서 딴 야자 열매를 일단 큰 칼로 껍질을 벗긴다. 보통 3cm-5cm 껍질을 벗기면, 철판 같이 아주 딱딱한 또 하나의 껍질을 만나게 된다. 그 안에 야자수가 가득 들어 있다. 겉 껍질을 깐 야자를 그대로 햇볕에 말리면 속에 있는 야자수가 우유 빛을 띤 속살로 태어난다. 그 우유 빛깔 속살을 [코프라(Copra)]라고 한다.

밀려오는 수출 물량을 대기 위해서 상인들은 대형 가마솥과 같은 곳에 트럭 한 차 분의 코코넛을 넣고 3일 동안 찐 후에 꺼내서 햇볕에 말려 속성으로 코프라를 만든다. 거의 야자수 물이 말랐다고 생각되면 반을 쪼개서 다시 한번 강한 햇볕에 바짝 말려 단단한 코프라를 만든다. 그리고 그 코프라를 긁어서 틀에 넣고 참기름 짜듯이 짜면 순수한 코코넛 오일이 나오게 된다. 코프라에서 축출한 오일을 가지고 만드는 제품들은 식물성 기름, 케이크, 마아가린, 살라드 드레싱, 과자, 비누, 샴푸, 화장품, 마사지용 오일, 접착제 등등 그 외에도 다양하다.

코코넛 오일을 짜내고 남은 찌거기들은 소, 돼지, 닭 등 짐승 사료로 만들어서 준다. 필리핀 돼지 고기와 닭 고기가 유독 맛있는 이유가 그들이 코프라를 먹고 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