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는 별란 장사도 많다. 오리를 산 채로 메달고 다니면서 "오리 사세요"라고 외치고 다니는 장사군들이 있다. 한 마리에 얼마냐고 물으니 "150페소"라고 한다. 한국 돈으로 3,700원(미화 3불 40전)이다. 너무 싸서 "Wow"했더니, 내가 비싸다고 하는 줄 알고 120페소까지 줄 수 있고, 두 마리 사면 한 마리에 100페소씩 주겠다고 한다. 인심 한번 후하다.

그런데 오리들은 꽥꽥 소리를 지른다. 고개를 쳐들고 살려달라고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를 못했다. 하루 종일 걸대에 거꾸러 메달려 다녀야만 하는 오리들을 생각하면 다 사서 시냇가 옆에 풀어 놓아 다니게 해야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장사군에게 이렇게 가지고 다니지 말고 집에서 오리를 키우라고 했더니 피식 웃기만 한다. 오리 고기가 맛있다고????? 아이구 이 불쌍한 녀석들을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살려주세요"하며 꽥꽥 울던 오리들의 울음 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