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7,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그러나 수도 마닐라가 있는 Luzon 섬은 남북의 길이가 한반도(남북) 길이보다 길다. 그런 큰 땅에 철도 시설은 너무도 미흡하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 인프라를 갖춘 나라가 필리핀이다. WEF Global Compertitiveness Reports 조사에 의하면 2010-2011년 동남아시아 국가 인프라 구축 현황 조사에서 필리핀은 97위 최하위를 마크했다. (싱가포르 6위, 말레이지아 20위, 인도네시아 50위, 베트남 59위)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인프라)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국가인 셈이다.

필리핀에는 지금으로부터 136년 전, 1875년 6월 26일에 첫 철도 운행을 개시한 이후 현재까지 단 한 개 철도 노선만을 가지고 있다. 수도 마닐라(Manila)와 남쪽 지방 나가즈피(Lagazpi)를 연결하는 479km 철도가 그것이다. (한국은 1899년 9월 18일 노량진~ 제물포를 잇는 33.2km의 경인선이 최초 철도) 한국보다 25년이 빨랐던 그 유일한 철도 Bicol Express마저 2006년도부터 운행이 중단되어 있다. 2006년에 불어닥친 태풍 Milenyo와 Reming의 피해로 많은 구간이 유실되었는데 그것을 보수할 예산이 없어 현재까지 필리핀 철도는 높은 잡초 속에 묻혀 있다. 철길 주변에 거주하는 빈민가 사람들은 그 철길 위에서 농구를 하고, 자신들이 만든 리어커를 철로 위에 올려놓고 짐을 옮기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수도 마닐라의 스카이라인(Skyline)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뉴욕 맨하탄까지 갈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눈을 1cm만 돌려서 뒷동네 숨겨진 곳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필리핀의 두 얼굴을 보게 된다. 어디서 부터 손을 써야 할 지 한숨과 기도만 섞여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