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참새

시 102:7

우리에게 밤은 잠자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밤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밤에도 일하십니다. 하나님은 애굽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을 밤에 이끌어 내셨습니다. (신 1:33절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밤에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라.”) 하나님은 광야 40년 동안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출 13:22) 메마른 광야를 지날 때는 날마다 하늘의 양식 ‘만나’를 내려주셨습니다. 그 ‘만나’도 항상 밤에 내렸습니다. (민 11:9) 이스라엘 백성에게 밤은 그처럼 특별한 은혜가 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바울의 밤도 특별했습니다. 행 16:9절입니다. “밤에 환상이 바울에게 보이니 마게도냐 사람 하나가 서서 그에게 청하여 가로되 마게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 하거늘.” 행 16:25절입니다. “밤중 쯤 되어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미하매 죄수들이 듣더라.” 행 18:9절입니다. “밤에 주께서 환상 가운데 바울에게 말씀하시되 두려워하지 말며 잠잠하지 말고 말하라.” 행 23:11절입니다. “그날 밤에 주께서 바울 곁에 서서 이르시되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거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거하여야 하리라.” 행 27:23절입니다. “나의 속한 바 곧 나의 섬기는 하나님의 사자가 어제 밤에 내 곁에 서서 말하되.”라고 했습니다. 그처럼 바울에게는 특별한 밤들이 있었습니다. 그를 부러운 이유입니다.

    야곱도 돌을 베개 삼아 벧엘에서 잠을 잘 때 천국을 보았습니다. 20년 후에 고향으로 돌아갈 때 얍복강에서 그는 밤이 새도록 하나님의 천사와 싸워 이김으로 “이스라엘 (하나님과 겨루어 이김)”이란 영광스런 이름을 받았습니다. 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편 기자들의 밤은 눈물과 외로움이 넘치는 밤들이었습니다. 시 6:6절입니다. “내가 탄식함으로 곤핍하여 밤마다 눈물로 내 침상을 띄우며 내 요를 적시나이다.” 시 74:16절입니다. “나의 환난 날에 내가 주를 찾았으며, 밤에는 내 손을 들고 거두지 아니하였으며, 내 영혼이 위로받기를 거절하였도다.”라고 했습니다.

    특별히 저는 오늘 시편 102편에 있는 [밤]을 묵상하려고 합니다. 오늘 본문 시편 102:7절입니다. “내가 밤을 새우니 지붕 위에 외로운 참새 같으니이다.”라고 했습니다. ‘외로운 참새“라는 그 말씀 속에서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외로운 참새처럼 홀로 밤을 지새우셨습니다. 마 14:23절입니다. “무리를 보내신 후에 기도하러 따로 산에 올라가시니라. 저물매 거기 혼자 계시더라.”라고 했고, 눅 5:5절에서는 “이 때에 예수께서 기도하시러 산으로 가사 밤이 맞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더라.”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렇게 [홀로] 깊은 밤중에 외롭게 기도하셨습니다. 제자들에게 기도를 요청하신 적도 있었지만, 제자들은 깊은 잠에 빠졌고, 주님은 다시 [홀로] 깊은 고독의 기도 속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선교사가 된 이후에 가장 아쉬운 것이 있다면 기도 둥지를 떠나 멀리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는 어디서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늘 기도했던 특별한 장소가 있었다면 그곳은 [기도 둥지]가 됩니다. 저에게 그 기도 둥지는 수원 칠보산 기도원입니다. 그곳에서 40일 금식기도와 20일 금식기도를 했습니다. 10일 금식기도도 많이 했던 곳입니다. 칠보산 정상 가까이로 올라가면 큰 바위 하나가 있습니다. 그 바위 옆에는 큰 소나무들이 있고, 인적이 없는 곳이라 소나무에서 떨어진 솔잎이 언제든지 가득 쌓여 있어 무릎을 꿇어도 아프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곳, 아니 아무도 올 수 없는 곳, 그곳은 하나님께서 저를 불러내신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처음 40일 금식기도를 했을 때 그곳에서 저는 매우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36일 째 되는 날까지 저는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해서 기도하고 또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37일 째 되는 날, 제 기도가 갑자기 바뀌게 되었습니다. 말하는 기도가 아니라 들리는 기도 속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무릎을 꿇으면 곧바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제 입에서 나오는 말은 무엇을 원한다는 기도가 아니라 “아멘, 아멘, 아멘, 아멘”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말씀이 모두 아멘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요한복음 6:56절 말씀입니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하나니.” 그리고 요한복음 15:5절 말씀입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이 두 말씀 속에 공통된 말씀이 있습니다. “너가 내 안에, 내가 너 안에”입니다. 그 말씀은 단순한 말씀이 아니라, 실존하는 주님과의 언약적 관계를 말합니다. 금식 37일 째가 되었을 때, 비로서 "주가 내 안에, 내가 주 안에 있는 관계"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깊은 관계가 주님과 맺어지면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삶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포도나무이신 주님에 의해서 가지인 우리들의 삶이 살아지기 때문입니다. 내 삶이 더 이상 내 삶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엄청난 삶의 비밀이고, 신비입니다.

    그런 삶을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지붕 위로 올라가십시오. 기도 둥지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리고 외로운 참새가 되십시오. 진실한 기도는 결국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밤을 가지고 있습니까? 잠에 취해서 자지 마십시오. 베드로가 옥에 갇힌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의 천사가 자고 있는 베드로의 옆구리를 세차게 차면서 “빨리 일어나라!”했습니다. (행 12:7) 베드로가 벌떡 일어났을 때 그를 묶고 있던 사슬들이 모두 끊어졌습니다. 그런 놀라운 밤을 사모하십니까? 그렇다면 베드로에게 주셨던 그 은혜를 구하십시오. “주님, 제가 잠에 취해서 자기만 하면 제 옆구리를 세차게 걷어 차 주십시오.” 잠이 아니라 기도에 취해서 살아야 합니다. 주가 내 안에, 내가 주 안에 늘 거하는 언약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 삶을 사모하는 이들에게 말합니다. 지붕 위에서 밤을 지새우는 외로운 참새가 되십시오. 동이 틀 때 여러분은 독수리가 되어 창공으로 비상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