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11호 (2008년 3월 28일)
아시아한센선교회 양한갑선교사

▪ 병원 선교(Jacob`s Well Ministry) 보고
양성 환자 전도 사역이 3월 27일 처음 시작되었습니다. 처음부터 병원 측에 20대, 30대 환자만을 만나겠다고 전제했기 때문에 젊은이들만을 만났습니다. 펄펄 뛰어다녀야 할 젊은이들이 고통의 침대에 묶여 있는 모습이 참으로 애처로웠습니다. 얼굴은 이미 검은 색으로 변해 있었고, 군데군데 살이 허물어지고 있었습니다. 환부에 붙여진 거즈(붕대)는 마치 몇 주 전에 붙여진 것처럼 불결해 보였습니다. 모두들 힘든 투병 중에 있었지만 한결 같이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었습니다. 매주 만남을 가졌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한 시간 가량의 교제를 통해서 좋은 친구들이 되었고 기념 촬영에도 밝은 표정으로 임해주었습니다. 자매들 병동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20대 자매들이 약 7명 정도 있었습니다. 자매들 역시 밝은 표정으로 맞아주었습니다. 한 자매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한 중년 여성이 다가와 침대 끝에 앉았습니다. 엄마냐고 물었습니다. 자매는 금새 눈물을 흘리며 자신은 고아라고 했습니다. “엄마”라는 말에 눈물부터 흘렸던 자매를 보며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제 뒤에 앉아 있던 자매 역시 따라서 울었습니다. 그 자매도 고아라고 했습니다. 그때 마침 병원에서 제공하는 점심이 도착했습니다. 두 컵의 밥과 한 덩어리의 돼지 고기가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모두 약속이나 한 듯이 식판을 받자마자 플라스틱 통 하나를 꺼내더니 밥 한 덩어리를 덜어 놓았습니다. 다 먹지 왜 그러냐고 물었습니다. 간식이 없기 때문에 중간에 배가 고프면 맨 밥이라도 먹기 위해서 남겨놓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큰 소리를 지르고 싶었습니다. 정말 그들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매주 목요일에 만날 것을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개인적으로 만나 전도와 상담을 할 것입니다. 2개월 혹은 3개월 후에 그들은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겠지만, 전도 대상 명단에 그들의 이름이 기록된 이상 우리의 기도와 섬김 속에 그들은 계속 있을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젊은이들과 부모가 없는 젊은이들을 위해서 그들이 거주할 수 있는 숙소(집)을 딸라에 마련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되면 계속해서 그들과 교제를 할 수 있고, 그들을 훌륭한 그리스도인으로 훈련시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양성 환자를 향한 병원 선교를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Ricardo Rona씨 수술 일정
Eddie 형제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았습니다. 저희가 기다리고 있던 외과 과장 Dr. Samson이 고난주간 휴가 중 쓰러져 뇌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병원장 역시 연결을 할 수가 없어서 Rona씨에 대한 수술 일정을 최종적으로 누가 잡을 수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현재 딸라 병원에는 의사가 몇 명 없고, 한 의사 당 하루 평균 400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는 Eddie의 설명이었습니다. 상상을 할 수 없는 숫자였습니다. 병원을 갈 때마다 복도에서 수많은 환자들을 보면서 정말 아픈 사람들이 많구나 했는데 문제는 의사의 수가 절대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병원으로 다시 찾아가 현재 병원에 있는 의사가 누구누구인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고 Eddie는 부원장이 마침 사무실에 있다는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저희는 곧바로 부원장실로 가서 비서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결국 그와 면담이 이루어졌습니다. 전(前) 원장인 Dr. Viardo가 아시아한센선교회 이사이며, 현(現) 원장 Dr. Edgardo 와도 이미 인사를 했고, 외과 과장 Dr. Samson과는 15년 전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전제하며, Rona씨의 입원이 지연된 이유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이었음을 설명했습니다. 또한 아시아한센선교회가 그의 가족 생활비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전했습니다. 부원장 Dr. Sanches는 한센들을 위해서 수고해주는 일에 대해서 필리핀인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그 자리에서 수술실 스케줄을 체크한 후 3월 31일(월) 오전 8시에 Rona씨를 위해 베드를 준비해 놓겠다는 약속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월요일 오전에 진단을 받으면 빠르면 오후에 혹은 그 다음 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집도하는 의사와 Rona씨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라며, 로나씨를 위해서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