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통신 21호
양한갑 선교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평강이 늘 가득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실 교회와 성도님들을 생각하며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기도와 후원에 대해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먼저 2008년도 한 해의 사역을 정리하며, 2009년도 사역을 위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물질로 돕지 못했던 가슴 아픈 사연들
지난 1년 동안 가정교회에 나왔던 사람들 중에 약 30% 이상의 사람들이 가정교회를 떠났습니다. 그들의 참석 목적은 물질적인 도움을 받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몇 달 동안 참석한 후에 조용히 찾아와 자신들의 어려운 형편을 내놓으며 물질적인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어려운 형편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한센 가정들의 공통된 어려움이었기에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가 없었습니다. 찾아와 도와달라고 말했던 그 사람들보다 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형제들이 뒤에 말없이 있었습니다. 안타까웠던 점은 물질적으로 돕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다음 주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점입니다. “너희도 떠나려느냐?”라고 말씀하셨던 주님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 모두가 초신자
가정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분들 대부분이 초신자들입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아직까지 캐톨릭 신앙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기도가 끝나면 몇몇 사람들은 가슴 위에 십자가 성호를 긋고는 합니다. 그들이 온전한 그리스도인이 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함을 곳곳에서 느낍니다. 성도들 대부분이 성서를 가지고 있지 않아 우선 신약성서를 보급했지만 아직까지 성경을 매일 매일 읽는 사람은 드문 듯 보입니다. 더욱이 글을 읽지 못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구약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습니다. 아브라함이, 모세가, 다니엘이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얀 도화지와 같은 그들 위에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갈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제자 세우기
필리핀 이사들과 스탭들에게 2009년 한 해는 “제자 세우기(Making Disciple)"에 총력을 집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전 센타가 완성이 되면 몇몇 선교 프로그램들이 시작되지만 그 모든 프로그램들의 목적이 곧 [제자 세우기]에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성도들 가운데 리더가 될만한 사람이라 여겨져 가까이 다가가면 모두들 부끄러움 때문에 뒤로 숨어버린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을 앞으로 끌어내는 일이 2009년도 핵심 사역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선교 프로그램을 진행시키는 일보다 일군 세우는 일이 더 시급한 현실입니다. 수줍음이 많은 성도들이 강인한 그리스도의 군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출애굽 역사 쓰기
첫 해(2008년도) 사역의 중심은 필리핀 한센인들과 좋은 관계를 수립하는 것이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그 목표대로 딸라에 있는 한센인들에게 [아시아 나사랑 선교회]는 좋은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2009년도 목표는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크리스천 리더를 세우는 일입니다. 리더들이 준비되면 저희는 출애굽의 역사를 쓰게 될 것입니다. 제게 있어 딸라(Tala)는 영적 애굽입니다. 지난 70년 동안 (1940년 딸라병원 설립) 캐톨릭 신앙과 문화권 속에 갇혀 있는 한센인들입니다. 이들을 딸라에서 끊어내어 가나안 땅(크리스천 공동체)으로 인도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 출애굽의 역사가 하루 속히 이루어지는 선교가 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기도 제목

- 비전 센타를 위해서
현재까지 건축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2월 말까지 2층까지의 공사를 일단 완벽하게 끝내려고 합니다. 주일예배를 비롯해서 일부 선교 프로그램을 진행시킬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장비들과 음향 시설이 설치될 것입니다. 특별히 건축 현장에서 날마다 수고해 주고 계시는 이원택전도사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의료 선교를 위해서
현재까지 의약품 지원이 없어서 장덕윤장로님의 의료 사역은 다소 지연이 될 것 같습니다. 한센병을 위한 약은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일반 진료를 위한 해열제, 설사, 감기, 항생제, 피부 연고, 반창고, 붕대, 거즈, 밴드 등등의 일반 약품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합니다. 의약품이 필요합니다. 의약품 수급을 위해서 도와주시고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후원 교회와 후원 성도들을 위해서
몇몇 교회들로부터 2009년도에 후원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전해 들었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성도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려운 시간들을 잘 견디며 함께 이겨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는 시간들이 더 많아지기를 원합니다. 힘든 시간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그러나 이 때에 교회들이 정금같이 더 순수해지도록, 성도들은 백합처럼 더 진한 향기를 내뿜을 수 있도록 땅 끝 필리핀에서 으싸으싸 응원의 기도를 드립니다.

2009년도 한 해, 섬기시는 목회와 하시는 모든 일들 위에 하나님의 은총과 함께 하심과 축복하심이 항상 넘치도록 기도드립니다. 올 한 해도 열심히 뛰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양한갑, 최영인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