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 방문 보고

방문일자: 2008. 10. 6-7.

그동안 저희가 방문했던 한센들의 거주지는 필리핀 보건부 산하에 있는 한센병원 주변에 있는 마을들이었습니다. (필리핀 전국에 8개 한센병원이 있음) 아브라(Abra)는 그런 한센병원이 없는 곳으로써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550km에 위치한 Province(도)입니다. 아브라의 인구는 약 20만명이며, 아브라의 도청 방궷(Bangued)에는 약 40,000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마닐라에서 방궷까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운전은 약 10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번 선교 여행에는 Dave형제와 Samonte목사가 동행했습니다.

아브라(Abra)를 선택한 이유
WHO 자료에 의하면 필리핀에서 가장 큰 섬 Luzon에서 딸라(Tala)에 이어 두 번째로 한센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보고되었기 때문에 그 실제 상황을 점검해 보기 위해서 아브라를 선택했습니다.

아브라 한센 현황
아브라 보건부 직원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아브라 도청에 등록된 한센인은 약 600명이 넘으며, 수도 방궷(Bangued)에 거주하고 있는 한센인은 약 100명이며, 나머지는 깊은 산 속에 흩어져서 거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들과 접촉을 하려면 방궷에서 차로 약 4시간 가량 산으로 올라가서 다시 도보나 말을 타고 몇 시간씩을 더 가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처럼 아브라의 한센들은 소외된 곳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거주지 추적 불가능
보건부 기록뿐만 아니라 도립 병원 기록에도 환자로서 치료를 받았던 당시의 기록 외에 추가된 다른 자료는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또한 퇴원 후 그들이 현재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면서 살고 있는지에 대한 2차 조사 자료는 전혀 없습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한센인을 위한 복지 정책이나 생활 보조 정책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고산에 사는 산족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현재 실태를 조사하려면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선교지로서의 아브라
아브라는 필리핀 공산당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 이유 때문에 현재까지 지역 개발이 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영적인 면에서도 매우 빈곤한 곳이었습니다. 4만명이 거주하는 도청 방궷 안에 개신교회가 14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작은 읍 단위 마을만도 못한 숫자이며, 더욱이 대부분의 교회들이 자립을 하지 못한 작은 교회들이었습니다. 비단 한센 선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겨냥한 선교도 시급한 곳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복음의 접촉점
도청 방궷에 있는 현지 목회자들에게 우리의 선교를 알리고 한센선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저희가 만났던 목회자들은 기쁘게 저희를 환영해 주었고, 앞으로 아브라에서 한센선교가 시작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협조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한 목회자는 아브라에 내려와서 공부하고 있는 한센인 자녀들이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그 자녀들을 찾아낼 수 있다면 그들을 통해서 복음의 접촉점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재방문 계획
이틀 동안의 방문으로는 충분한 선교 자료를 확보할 수가 없었습니다. 방궷 목회자들과 보건부 직원들에게 2009년 1월 경에 다시 방문할 계획임을 알리고 그때까지 함께 기도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해 보자고 했습니다. 보건부 공무원들은 1월에 저희가 재방문하게 되면 그때 방궷에 거주하고 있는 100명의 한센들과 만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놓겠다고 했습니다.

총정리
딸라(Tala)처럼 한센 병원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도시 한센들의 상황과 아브라(Abra)처럼 한 사람 한 사람 깊은 산속에 흩어져 살아가는 시골 한센들의 상황은 전혀 달랐습니다. 산 속에 숨어서 살아가는 한센들을 어떻게 찾아내고 어떻게 그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하는 선교적 질문에 대해서 아브라는 매우 긍정적인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딸라(Tala)는 이미 한센 마을이 구성이 되어 16,000명이란 거대한 인구가 한 곳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저희는 지금 다소 쉽게 한센 선교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한센인의 80%가 아브라의 한센들처럼 소외된 곳에 자신들을 숨기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도시 선교 전략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선교 전략이 속히 그리고 반드시 개발되어야 함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갔던 스탭들과 아브라 선교에 대한 전략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나누었지만 현재 아브라 한센들에 대한 선교 정보가 부정확하고, 빈약한 상태에서 선교 전략 회의는 시기상조라고 결론을 내리고 내려왔습니다.
아브라 선교를 당장 시작하려는 시도는 아니었습니다. 이번 아브라 방문을 통해서 아브라와 같은 시골 지역을 위해서 새로운 선교 전략이 반드시 개발이 되어야 한다는 점만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브라의 선교지 상황은 타 지방이나 다른 동남 아시아의 상황 이해에 많은 이해와 정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해봅니다. 케이스 스타디 차원에서 아브라를 계속 연구하려고 합니다. 소외된 지역에서 살고 있는 한센들을 위해서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기도 제목
- 깊은 산 속에서 소외된 존재로 살아가는 시골 한센들을 위해서
- 아브라 선교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14개 초교파 교회들과 목회자들을 위해서
- 시골 한센들을 위한 효과적인 선교 전략이 세워질 수 있도록
- 아브라 현지 지역 교회들과 필리핀 정부 관계자들과의 협력 사역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 1월에 있을 방궷에 거주하는 한센들과 만남을 위해서